이번 국감의 화제 인물은 단연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다. 지난 2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민중민주주의자’, 즉 ‘변형된 공산주의자’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는 답변으로 이념전쟁의 주역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MBC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 야당 의원에 맞서 “의원님들도 신뢰도가 그리 높은 건 아니다”고 한술 더 뜨기도 했다.
이로써 뒤에 이어진 KBS와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고 이사장의 사상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로 돌변했고, 야당은 긴급 의총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 이사장 해임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부적절한 표현’이란 지적이 나오자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던 고 이사장은 “앞으로 이사장 본분에 어긋나지 않게 업무를 처리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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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은 국감다워야 한다. 국정 전반에 걸친 엄정한 조사를 통해 행정부를 감시·비판하는 중차대한 기능을 국회 스스로 저버려선 안 된다. 내년부터는 ‘졸속 국감’ 소리가 절대 나오지 않도록 의원들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