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최근 기업문화 개선에 발벗고 나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최근 열린 국내외 임원 세미나에서 직원들과의 유연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잘못된 시스템과 문화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의 이러한 기업문화 개선 노력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최근 물의를 빚었던 이른바 ‘땅콩 리턴 사건’이 대한항공의 잘못된 기업문화와 시스템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중차대한 일이다.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는 조직구성원이 공유하고 전수하는 가치관과 신념 그리고 규범을 가리킨다. 현대기업에 있어 기업문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경쟁력의 원천이 될 뿐만 아니라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필수적인 게 기업문화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이나 혁신적인 기업일수록 경영의 핵심이 좋은 기업문화를 만드는 일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좋은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랫 동안 축적된 나쁜 관행을 타파해야 하고 구성원 전체가 새로운 가치관과 신념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특히 일상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진들은 물론 오너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기업 미션이나 핵심가치 그리고 행동지침을 선포하는 행사에 그쳐선 새로운 기업문화 창출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사내 제도적 뒷받침도 필수적이다. 일상적인 활동과 연계해야 전체 구성원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땅콩리턴 사태로 나쁜 기업문화가 기업 경쟁력을 얼마나 위태롭게 하는지는 이미 잘 드러났다. 수직적 명령의 문화가 아니라 수평적 소통의 문화, 안전과 고객중시 문화가 곧 지속가능한 경쟁력이라는 점을 깨닫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단순히 외부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국민들은 대한항공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아무쪼록 대한항공이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