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아니 왜 OO항공은 대한항공보다 서비스가 별로입니까?”
우리나라 한 저가항공사에 다니는 지인이 승객들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그녀는 같은 저가항공사끼리 비교라면 억울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 국내선 저가항공 시장 점유율이 지난 2010년 34.7%에서 올해 49%까지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하반기 50%도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저가항공시장이 그야말로 전성기다.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세계 저가항공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은 저가항공사들의 등장으로 ‘단일통로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향후 20년 동안 전체 70%인 2만5680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자는 3년 전 유럽 배낭여행을 중에 처음으로 저가항공을 이용했다. 당시 런던에서 파리로 가는 교통수단 중 유럽 최대 저가항공 라이언에어가 가격대비 성능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저가항공 서비스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수화물에도 추가 요금을 내야했고 기내에서 물 한 잔도 공짜로 마실 수 없었다. 특히 좌석지정 요금을 내지 않은 승객은 선착순으로 자리를 잡아야 했다.
그러나 누구 하나 볼멘소리를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 저가항공을 이용해오면서 자신이 지불한만큼 서비스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이후 기자도 단거리 노선에서 불필요했던 기내식을 굳이 먹지않아도 된다는 나름 장점도 발견했다.
국토부가 실시한 ‘항공교통서비스’ 국내선 평가에서 대형 항공사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각각 A,B 등급을 받았으며 저비용항공사는 모든 항공사가 A를 기록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저가항공사 서비스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많은 소비자들이 말하는 항공 서비스의 차이는 무엇일까. 저가항공은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마케팅 저서 ‘브레인워크’는 신규사업이 일반인들의 인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성장기로 접어들기까지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이 서비스 비용에 대한 인식이 없는 상황에서 급변하는 추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