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재건축 규제완화와 청약제도 개편 등의 주요 정책에 법 개정사안들이 있고, 특히 분당·일산 같은 신도시를 없애겠다는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는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야당은 당장 정부정책에 반대하고 나서, 올해 정기국회부터 입법에 진통이 예상된다.
◇野 “정부 시행령으로 강행‥강력 반대”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부의장은 2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정부가 대부분 하위법령을 고치는 것만으로 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이를테면 반대성명 같은 당 차원의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요대책인 재건축 규제완화의 경우 사실상 정부의 의지만으로 추진이 가능하다. △재건축 연한 40년에서 30년으로 완화 △재건축 안전진단시 주거환경비중 강화 △재건축시 85㎡이하 의무건설 비율 완화 등 핵심은 모두 도시정비법 시행령만 고치면 된다.
야권 핵심관계자는 “예컨대 재건축 연한을 단축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을 거다. 기존 40년이 넘어도 재건축을 못하는 것은 연한 때문이 아니라 사업성이 없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강남·목동 같은 특정 지역에는 돈이 좀 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식의 경기부양은 일시적이며 속으로는 곪는 마약과 같다”(김경협 부의장)는 주장도 나온다.
그렇다고 이번 대책이 정부의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이긴 하지만 법안이 처리돼야 정부의 의중대로 정책이 시행될 수 있다. 정부는 다음달까지 대부분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어서, 당장 정기국회에서 부동산 입법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택지개발촉진법 폐지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30년 만에 택촉법을 폐지해 공급과잉을 차단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야권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백재현 새정치연합 정책위수석부의장은 “도시 내의 집값 급등현상이 예상된다”면서 “무주택자에 대한 정책을 포기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는 당장 다음달부터 여야간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정부가 기존 공공관리제를 공공지원제로 전환하기로 한 것도 난항이 예상된다. 공공관리제는 당초 서울시가 의무화해 시행하고 있어, 정부와 마찰이 불가피하다.
정부의 주택기금 ‘유한책임대출’ 도입 방침도 순탄치 않을 수 있다. 집값이 대출금 아래로 떨어져도 채권자에 넘기면 된다는 제도다. 서민주거안정 차원이라고 볼 수 있지만, 동시에 금융부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야권의 우려다.
이외에 재정비 등 주택사업 추진시 지자체가 요구하는 기부채납을 다소 줄이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도 여야간 진통이 예상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문제도 신경전
현재 국회에 계류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폐지법 제정안도 주목된다. 정부·여당의 핵심 재건축정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다만 야권은 강남·목동 등에 대한 특혜를 거론하며 반대하고 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초과이익 환수는 폐지할 게 아니라 추가 유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강남·목동을 제외하면 초과이익이 없다”면서 “법안의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그간 줄기차게 법 개정을 요구해온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용(주택법 개정안)은 이번 정기국회 때도 어김없이 여야간 쟁점법안으로 부상될 게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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