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땅 투자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 진입장벽이 높다. 일단 거래 시장 자체가 투명하지 않는데다, 아파트처럼 정해진 시세가 없기 때문이다. 땅은 아직도 ‘부르는 게 값’인 경우가 많다. 사실 땅 투자는 사기만 안 당해도 절반은 성공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①非도시 지역에 도로 생긴다? “절대 믿지 마라”
초보 투자자들이 땅 투자를 할때 가장 많이 보는 것이 도로 개설이다. 아는 지인이 고급정보라면서 던져준 도로개설 정보에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 대표는 “도로라고해서 다 같은 도로가 아니다”라고 못박아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도로가 나는 건 맞는데, 일반 도로가 아닌 ‘고가 도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비도시(도시 이외의 지역) 토지의 도로 개설 계획은 고가도로일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도로를 낼 때 평지만 있는 게 아니다. 산도 있고 구릉지도 있고 경사지도 있다. 한마디로 한국의 지형이 평평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럴 경우 대부분 높은 지형의 높이에 맞춰 도로를 개설한다. 만약 내 땅이 주변 보다 낮은 지대에 있다면 이 땅은 도로가 생기더라도 고가도로일 확률이 상당하다. 김 대표는 “직접 현장에 가서 주변 땅들의 지형과 높이를 살펴봐야 한다”며 “만약 주변 지형이 내 땅의 지형보다 높다면 한번쯤 의심해봐야한다”고 말했다.
물론 고가도로도 도로다. 하지만 고가도로는 부동산 투자에서 악재 중에 악재다. 내 땅 위에 차가 다녀서 먼지가 날리고 소음이 생기는 동시에 그림자마저 진다.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는 이상 이 땅을 되팔긴 어렵다.
김 대표는 “도로가 난다는 말만 믿고 땅투자를 했다가는 큰코 다친다”며 “고가도로도 도로니깐 땅을 판 사람이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결국 이 사실을 모르고 투자자만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②농지 경매는 돈 된다? 입찰 보증금 날릴수도
최근 토지 경매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농지(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다. 농지는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되팔 수도 있고, 땅에 대한 사용료인 지료를 받기도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지 경매 낙찰에서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바로 낙찰받은 땅에 있는 ‘포장도로’ 유무다. 농지를 매입하려면 농지취득자격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이는 해당 읍면 사무소에서 발급해준다. 하지만 해당 농지의 일부라도 포장도로가 있으면 이 자격증이 발급되지 않는다. 농지 내 포장도로 유무는 위성사진 등을 통해 꼼꼼히 살피고 인근 토목 사무실에 들러 재차 확인해야 한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농지에는 포장도로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잘 모르고 덜컥 낙찰 받았다가가 입찰 보증금만 날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매로 농지를 낙찰 받으면 매각기일로부터 1주일뒤 매각결정기일까지 농지취득자격증을 제출해야 한다. 그 안에 제출하지 못하면 경매가 취소되고, 입찰 보증금만 날리게 된다. 김 대표는 “농지를 매입할 때는 어떤 상태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이는 경매든 일반 매매든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③개발 가능한 땅? 도로·배수로 없으면 꽝
김 대표가 땅 투자롤 돈을 벌 수 있는 이유는 시골의 싼 땅을 사서 개발을 하기 때문이다. 이때 개발행위는 흔히 생각하는 거창한 개발이 아니다. 토지에 대한 ‘개발행위허가’를 얻는 것만으로도 몇 배의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김 대표는 “개발행위허가를 얻는 일이 생각보다 간단하다”며 “관할 관청에 주택을 짓든, 공장을 짓든 어떤 식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개발행위허가가 날 수 있는 땅에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바로 ‘도로’와 ‘배수로’ 조건이다. 배수로는 오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수로를 뜻한다. 상수도는 식수 등 깨끗한 물이 공급되는 통로이고, 배수로는 생활폐수가 나가는 통로다. 만약 도로와 배수로가 없는 땅을 개발행위가 가능하다고 파는 사람이 있다는 이는 100% 사기다. 김 대표는 “배수로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아니다”라며 “시골에 가면 도랑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게 배수로”라고 설명했다. 도랑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게 없으면 개발행위허가가 나지 않는다.
도로의 경우 폭이 중요하다. 도로 폭이 3~4m로 좁은 땅에 지을 수 있는 건 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소매) 밖에 없다. 만약 이런 땅에 공장을 짓겠다고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하면 당연히 허가가 나지 않는다. 공장을 지으려면 도로폭이 적어도 6~8m는 돼야 한다. 이는 공장으로 드나드는 차량이 쉽게 진입할수 있는지를 고려한 것이다. 김 대표는 “땅 투자를 할 때는 도로폭과 배수로를 반드시 확인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관련법인 ‘국토이용 및 계발에 관한 법률’에는 해당 내용이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아 초보자들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④내 땅 옆 도로, 당연히 이용가능? “가로등 생길 수도”
내 땅 바로 옆에 도로가 생기면 땅값을 껑충 뛰게 된다. 도로를 이용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교통이 편리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안심하긴 이르다. 내 땅 옆에 도로가 생긴다고 해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완충녹지’라는 것이다. 완충녹지는 도시지역 내에 도시의 미관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가로등 및 가로수를 심어 미관을 증진하기 위해 마련해준 땅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의 진출입 통로를 만들 수없게 해 놓았다. 김 대표는 “도시계획도로가 새로 개통이 된다고 할땐 그도로 옆에 완충녹지가 있는지의 여부를 꼭 확인하여야 한다 ”며 “일반인들은 완충녹지의 개념을 잘 몰라 도로가 새로 난다는 설명만으로 완충녹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지를 매입하는 경우가 간혹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땅을 사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일반 투자가라도 완충녹지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길이 난다고 그길을 무조건 이용할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땅을 매입하기전 전문가로부터 토지이용계획확인원 등 꼼꼼한 체크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⑤땅 투자는 장기 투자? “절대 안 팔린다”
흔히 땅은 묻어두는 장기 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제 묻어두기만해서 땅값이 오르던 시대는 끝났다. 김 대표는 “땅을 매입한 후 대부분 1년 이내 정리한다”며 “단 한번도 장기로 묻어두는 땅 투자를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냥 땅을 사서 묻어두면 언젠간 팔릴 것 같지만 절대로 쉽게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땅투자를 하여 마냥 내버려두면 돈은 쉽게 벌리지 않는다”며 “돈을 벌려면 땅을 개발해 몸값을 올린 뒤 시세차익을 남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땅을 볼 때 이 땅을 어떻게 개발할 수 있는지를 상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원주택을 지을지, 공장을 지을지, 고물상을 차릴지 등을 먼저 생각하고 투자를 해야지, 그저 막연하게 사놓고 기다린다는 식의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