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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의 재발견] 주상복합 "어제 그리고 내일'

정수영 기자I 2014.02.21 07:20:30

'고가주택의 로망' 타워팰리스, 한때 17% 급락
탁월한 조망·넓은 공간 호재 타고 온기 솔솔~~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작고 못생긴 오리가 사실은 백조였다는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새끼’. 세상만사 새옹지마라고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가끔은 현실이 되기도 한다.

부의 상징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미운 오리새끼가 벽조로 변신하는 흔하지 않은 이야기 가운데 백미다. 타워팰리스 1차 단지가 처음 분양시장에 나온 것은 지난 1999년 6월. 당시 외환위기 여파로 경기가 침체 늪에 빠진 상황에서 고가의 주상복합아파트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타워팰리스는 분양가가 당시로선 파격적으로 높은 3.3㎡당 990만~1400만원선이었다. 당시 서울시 아파트 평균 분양가보다 3배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시공사였던 삼성물산은 타워팰리스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았고, 결국 그룹 내 임원들에게 분양을 떠넘겼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시장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겼다. 삼성물산에게는 애물단지였던 셈이다.

하지만 타워팰리스 3차 단지까지 입주가 마무리될 무렵인 4년 후 상황은 역전됐다. 타워팰리스 몸값은 2003년 분양가의 두 배 이상 뛰어 있었고, 10년이 훌쩍 지난 현재는 3.3㎡당 4000만원을 넘어섰다. 미운 오리새끼였던 미분양 주택은 지금 강남아파트의 ‘지존’으로 우뚝 섰다.

타워팰리스와 함께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 아파트’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일반아파트),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 영등포구 여의도동 트럼프월드, 경기도 분당신도시 파크뷰, 그리고 가장 최근 분양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등도 같은 경우다.

이들 고가 아파트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주택형이 전용면적 85㎡를 넘는 중대형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초고층에 뛰어난 조망권과 일조권을 갖춘 주상복합단지는 넓은 주거공간을 원하는 상류층을 타깃으로 한다. 따라서 주택 규모는 중대형 위주로 설계되고, 분양가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고가인 중대형 주택은 분양시장이 호황일 땐 시세 차익 폭도 중소형보다 크게 나타난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 고가의 중대형 주상복합단지는 투자시장을 선도했고, 주변 중대형 아파트까지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집값 급등기인 2006년의 경우 40평형(공급면적 132㎡) 이상 중대형의 3.3㎡당 매매가격은 2001년에 비해 무려 64%나 상승했다. 반면 30평형(공급면적 99㎡) 이하의 주택형은 29.4% 오르는 데 그쳤다. 주택 규모에 따라 시세 차익이 크게 벌어진 것으로 당시 부동산114 조사에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 상황은 정반대가 된다. 부동산써브 조사 결과 서울 등 수도권 지역만 비교해보면 중대형 시세는 3.3㎡당 1333만원으로 2006년(1605만원)에 비해 17%나 떨어졌다. 고가의 중대형은 더 심하다. 다만 여전히 중대형으로 구성된 고가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는 선망의 대상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더 넓고 높은 곳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라며 “그동안 나왔던 고가의 초고층 중대형 아파트 대부분이 시간은 걸렸지만 분양에 성공한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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