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지난해 한반도를 강타한 ‘애니팡’. 애니팡 덕에 50~60대들도 스마트폰 게임에 중독돼 ‘하트’를 구걸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하지만 애니팡도 카카오톡이 없었으면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 애니팡 성공신화는 곧 카카오톡이 게임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서막이었던 것이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게임플랫폼 사업에 나선지 약 1년이 됐다. 당시에도 카카오는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로 명성을 날렸지만, 게임 시장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많았다. 1년이 지난 지금,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카카오는 독보적인 위치에 서있다. 6월 말 기준 97곳의 게임사와 파트너를 맺고, 170개의 게임이 카카오 게임플랫폼에 입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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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모바일게임의 성공 여부를 점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카카오 게임플랫폼 입점여부다. 하루에도 수십개씩 모바일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다운로드, 매출 순위에 따라 상위에 랭크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이용자의 눈길을 끌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메이저’ 앱 장터의 게임 유통 개념을 바꿔버렸다. 입점만 되면 그 게임을 이용해 본 사람이 친구들에게 게임 초대메시지를 보내 저절로 홍보해 주기 때문이다. 기존 앱 장터보다 규모가 작아 눈길을 끌기도 유리하다.
또한 카카오가 입점 게임을 엄선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이용자들의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인기무료 게임 상위 10위걸 중 각각 7개, 4개가 카카오용 게임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게임사의 서열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원조 모바일게임사인 컴투스(078340)와 게임빌(063080)이 시장 선두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카카오 게임플랫폼에 게임을 많이 올렸던 CJ E&M(130960) 넷마블과 위메이드(112040) 등이 좋은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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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향력 반신반의하던 게임사들도 카카오에 ‘굽신’
이러다 보니 대형 게임사들도 카카오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별다른 홍보도 없던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아이러브커피’ 등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자, 너도나도 카카오톡으로 몰려드는 것. 자체 게임플랫폼을 가지고 있던 컴투스는 물론, 넥슨, 넷마블 등도 카카오로 헤쳐 모여 하고 있는 상황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국내에서 카카오만큼 많은 이용자 풀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은 없기 때문에 카카오에 게임을 입점시키면 대중적으로 쉽게 알릴 수 있다”며 “처음에는 카카오에 캐주얼 장르의 게임이 많았지만 점차 게임이 장르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 플랫폼 성공의 열쇠는 이용자 풀
플랫폼의 성공 여부는 이용자 풀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NHN(035420)이 네이버를 국내 1위 포털 플랫폼으로 만들수 있었던 것은 회원이 많았던 한게임과의 합병 영향도 있었다.
기존에 게임빌과 컴투스, 조이시티(구 JCE(067000))도 각자 게임플랫폼을 가지고 있었지만, 카카오에는 역부족이었다. 카카오는 게임을 즐기지 않던 일반인 이용자 풀까지 확보한 반면, 게임빌과 컴투스 등은 기존에 모바일게임 회원들을 대상으로만 플랫폼을 서비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폭넓은 이용자 풀은 카카오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카카오톡이 아직 해외에서는 큰 활약을 떨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게임플랫폼 사업을 쉽사리 시작하지 못한다. 카카오는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만 게임플랫폼을 오픈했다.
특히 NHN의 ‘라인’이 일본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가 ‘글로벌 게임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동남아 일부 국가외에 이용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게임플랫폼을 서비스하기보다 카카오톡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