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은 형 최종건의 뒤를 이은 SK(003600)그룹의 1.5세대 창업주로서 대한민국 에너지·화학 산업과 정보통신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선경직물을 빚더미에서 건진 이후 한국 최초로 폴리에스테르 원사 공장을 설립했다. 1973년 형 최종건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회장으로 취임한 뒤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계열화를 목표로 달렸고,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했다. 북예맨 마리브 광구에서 석유를 발견하는 등 해외유전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최종현은 또 다른 도전을 꿈꿨다. 다른 기업이 자리를 잡아 안정적인 자동차나 전자 사업에 뛰어들지 않고 남이 개척하지 않은 분야를 찾았다. 바로 이동 통신 사업이었다. 최종현은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고 우리나라의 뒤떨어진 이동 통신 기술을 개혁하고자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로써 SK는 이동 통신 산업의 일등 기업으로 도약했다.
최종현이 경영에 있어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바로 사람과 기업이 함께 발전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SKMS(SK Management System, SK 경영관리 체계)’, ‘슈펙스(SUPEX)’라는 SK 고유의 경영 도구를 개발했다. 이 경영 도구는 SK가 지향하는 가치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최종현은 언제나 10년 뒤를 읽고 계획한 사람이었다. 살아 있는 동안, 21세기에는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되고, SK가 세계 100위 안에 드는 기업이 될 거라고 공언했다. 1997년 IMF가 일어나기 전에는 국가가 경제적위기에 놓일 것을 예측하고 이를 정부에 알리려 노력했다.
최종현은 SK를 경영하는 것 외에 ‘인재 육성’이라는 또 다른 경영을 했다. MBC 프로그램 ‘장학퀴즈’를 후원하면서 장학 사업을 시작했다. 사후에 중국판 장학퀴즈인 ‘SK장웬방’으로까지 확대됐다. 또 조림(造林) 사업을 통해 인재를 키우기 위해 여의도 면적의 열세 배에 이르는 땅에 약 400만 그루의 나무를 가꾸는 ‘인재의 숲’을 만들었다.
최종현은 대한민국의 행복을 꿈꾸었던 사람이다. 자기 자신 안, 나라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세계 속의 대한민국, 세계 속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묵상했다. 돈보다 꿈을 이윤으로 남기고 싶어 했던 보기 드문 기업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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