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주요 지수들은 무려 3년 9개월만에 최고였다. 유로존 우려가 여전하지만, 이탈리아 국채 입찰이 호조를 보였고 미국 심리지표와 애플 등 기술주 강세가 큰 힘이 됐다.
2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3.61포인트, 0.18% 상승한 1만3005.12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4.59포인트, 0.34% 높은 1372.18을, 나스닥지수도 20.60포인트, 0.69% 뛴 2986.76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2008년 5월 이후 3년 9개월만에 다우는 1만3000선을, S&P500지수는 1370선을 넘어선 채로 마쳤다.
이탈리아 정부가 실시한 10년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가 최근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며 시장 안정을 확인시켜줬다.
반면 미국의 내구재 주문이 예상외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3년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데다 20개 주요 대도시 집값도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막판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가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기술주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애플은 다음달 7일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이패드3`를 첫 공개하는 행사를 갖기로 했다는 소식과 배당에 대한 기대로 1.84%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530달러대의 종가를 찍었다. 시가총액도 5000억달러에 육박했고 발행주식과 옵션 등을 합친 총 주식가치는 5000억달러대를 넘어섰다.
일본 엘피다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수혜가 예상되는데다 이날 인텔과의 플래시 메모리 조인트 벤처를 강화하기로 한 마이크론이 4% 가까이 올랐고, 인텔도 1%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브로드컴과 램리서치 등 다른 반도체주도 동반 상승했다.
비용 감소와 홀리데이시즌 판매 호조 덕에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공개한 오피스 디포가 18%대의 급등세를 보였고 역시 예상보다 좋은 실적으로 목표주가가 상향된 프라이스닷컴도 6.97% 상승했다. 맥도날드는 중국내 매장 수를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한 뒤로 0.12% 상승했다.
반면 영리학교인 아폴로는 입학생 감소 우려로 16%나 급락했고 라이벌 업체인 커리어 에듀케이션도 18%나 떨어졌다.
◇ 美 경기기대 호조..내구재주문 부진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기대감이 예상밖으로 호조를 보였다. 이날 미 컨퍼런스보드는 2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70.8을 기록해 지난달 수정치인 61.5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63.0보다 크게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만에 최고치였다.
현재 경기여건에 대한 지수는 전월 38.8에서 45.0으로 높아졌고 향후 6개월 후 경기 기대치 역시 76.7에서 88.0으로 큰 폭으로 높아졌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답한 소비자지수는 43.3에서 38.7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지난달 내구재주문이 예상밖의 부진을 보였다. 항공기와 해당 부품 주문이 감소한데다 작년말 세금 크레딧이 종료되면서 주문이 줄어든 탓이다. 연초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미국의 내구재주문이 전월대비 4.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1.0% 감소에도 크게 못미치는 결과였다. 이로써 내구재주문은 넉 달만에 감소세를 돌아섰고, 감소율은 지난 2009년 1월 이후 3년만에 최대였다. 특히 항공기와 자동차 등 운송부문을 제외한 핵심(코어) 자본재주문은 전월대비 3.2%나 줄어 5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 獨 인플레, 큰폭상승..ECB 금리인하 `제동`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인플레이션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탓인데, 이로 인해 향후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기조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 통계당국은 이달중 독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율 환산으로 2.3%(예비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월대비로는 0.7% 상승했다. 이로써 앞선 1월의 0.4% 하락에서 상승세로 급반전했다. 특히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2.1%, 0.5% 상승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ECB가 선호하는 종합소비자물가지수(HICP)를 기준으로 하면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 전월대비 0.9%, 전년동월대비 2.5%로, 1월의 0.5% 하락과 2.3% 상승을 각각 뛰어 넘었다.
이런 가운데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도 향후 금리 인하가 더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노보트니 위원은 "중동에서의 상황이 꼬이고 있고 이는 향후 인플레이션 상승을 야기할 것이며 국민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EC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메리트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 EU, `구제기금 논의` 금주 정상회의 취소
유럽연합(EU)이 유로존 구제금융기금 확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번주 개최하기로 했던 EU 정상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헤르만 반 롬퍼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구제금융기금 증액 방안에 대해 독일의 반대가 여전히 거센 점을 감안해 정상회의를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이틀간의 일정중 1일에만 약식으로 모여 롬퍼이 의장의 연임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제금융기금 확충 문제는 다음달 12일에 열릴 EU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하고 다음달중 재차 정상회의 일정을 잡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전날에도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은 "이번 EU 정상회의에서도 유로존 방화벽 확충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에서는 그리스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 이슈에 대한 논의를 연기하는 편이 더 낫다고도 주장하고 있다"며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 애플, 내달 7일 `아이패드3` 공개
애플이 다음달 7일 `아이패드3`를 공개하는 제품 이벤트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애플은 각 언론사와 주요 고객들을 대상으로 발송한 초청장에서 다음달 7일 새로운 제품 발표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고, 일부 사내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3세대 아이패드를 공개한다는 사실을 몇몇 언론에 확인했다.
또 초청장에 담긴 이미지에서도 한 유저가 `아이패드2`의 아이콘을 누르는 장면이 담겨 있어 아이패드와 관련된 행사임을 짐작케 했다. 행사는 애플이 그동안 신제품 출시 행사를 자주 열었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예바 부에나센터에서 오전 10시에 개최된다.
초청장에서 애플은 "여러분이 실제로 눈으로 확인해야할 중요한 것이 있다. 그리고 직접 느껴봐야 한다(We have something you really have to see. And touch)"는 예외없이 수수께끼같은 문구로 `아이패드3` 신제품 공개를 암시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이패드3`는 기존보다 작아진 8인치대 화면에 8메가픽셀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고 4세대(4G) 무선이동통신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