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메릴린치 "美국가등급 연내 또 강등될수도"

이정훈 기자I 2011.10.24 04:37:48

"슈퍼위원회 1.2조불 긴축합의 못할 수도"
"11월말~12월초 강등 우려"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연내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또다시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에단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리서치노트를 통해 "연말쯤 무디스나 피치사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정부와 의회가 극적으로 정부채무한도를 상향 조정했지만 중기 재정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채무한도 상향 조정 합의 당시 미 의회가 슈퍼위원회를 구성해 1조2000억달러의 재정 감축안을 마련하도록 했지만, 현재 논의대로라면 의회가 신뢰할 만한 장기 재정 감축안을 내놓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용평가기관들은 의회가 장기적으로 믿을 만한 채무 감축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등급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며 이 때문에 S&P의 등급 강등 이후 지켜보고 있는 무디스나 피치가 이를 계기로 강등에 동참할 수 있다고 점쳤다.

그는 11월말쯤 이나 12월초쯤에 슈퍼위원회가 합의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시점에 맞춰 등급 강등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슈퍼위원회는 다음달 23일까지 최소 1조2000억달러의 감축 합의안을 내놓기로 약속한 바 있다. 만약 슈퍼위원회가 합의에 실패할 경우 2013년부터 재량적 지출 위주로 자동적인 지출 삭감이 이뤄지게 된다.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로 인해 부진한 미국경제에 또 한번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그는 이에 맞춰 내년과 2013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8%와 1.4%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실제 무디스와 피치 중 어느 곳이 먼저 등급 강등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무디스의 스티븐 헤스 미국담당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슈퍼위원회의 결정만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슈퍼위원회가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부정적 정보가 되긴 하겠지만 그것이 국가 신용등급 평가에 결정적 요인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사는 최근 미국에 대한 보고서에서 "미국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 느려지거나 슈퍼위원회가 긴축 합의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실제 등급 강등조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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