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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불확실성부터 걷혀야 한다`

이정훈 기자I 2011.09.21 07:04:06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장초반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혼조세로 마무리됐다. 그리스 악재의 진원지인 유럽증시가 큰 폭 반등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결과였다.

역시나 투자자들은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와 소위 `트로이카팀`이 진전된 협상을 했다고 밝혔고, 연방준비제도(Fed)는 내일(21일) `트위스트`라는 부양책을 내놓을 게 확실시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엄밀히 말해서 아직까지는 모든 게 기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뭔가 확실하게 확인될 때까지는 `돌다리도 두드려 본다`는 심정인 듯하다.

ICAP에쿼티의 켄 폴캐리 이사는 이런 시장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묘사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단순한 기대나 추론이 아니라 확실성을 원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시장 혼란이 불확실성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는 "만약 시장이 어디로 가는지 확실해진다면 투자자들도 다시 펀더멘털에 맞춰 투자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투자자들은 다시 뉴스에 휩쓸리는 매매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시장 거래량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시장이 반등동력을 얻기 힘들다. 글로벌에쿼티의 데이빗 써벌트 트레이딩헤드는 "펀드매니저들은 지금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며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가져가면서 이를 헤지하기 위해 지수선물을 주로 매매하다보니 현물시장 거래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존 문제가 가장 급선무다. 그리스가 트로이카팀과 협상 진전을 이뤘지만 이번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의 협상과 이후 트로이카 실사 결과 등이 확인돼야만 마음 놓을 수 있다.

스튜어트캐피탈의 말콤 폴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로존에서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며 "분명히 경제가 약화되는 가운데 재정위기 문제가 지속되면서 해법을 찾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당장 내일 나올 FOMC 결과가 시장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양책 도입여부와 그 규모, 시장의 선반영 여부 등이 모두 변수다.

키프라이빗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CIO는 "연준은 내일 경제를 부양할 수 있는 조치를 내놓을 것이지만 시장이 가장 기대했던 추가 양적완화(QE3)는 아닐 것"이라며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버그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제이슨 브래디 이사는 "추가 악재가 거의 사라지고 있어 투자자들도 점차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만약 연준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다시 좌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덕 클리고트 주식스트래티지스트는 `트위스트`를 예상하면서도 시장이 이미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금리는 이미 떨어질만큼 떨어졌는데, 이는 연준의 트위스트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지 않는 근거"라며 "행여 연준이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를 내놓는다면 주식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기업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소돼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캔터피츠제럴드의 마크 파도 시장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 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만약 기업들이 시장 기대를 계속 충족시킬 수 있는 실적을 내놓는다면 투자자들이 현재의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더이상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실망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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