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결국 하락..`R우려 부각`

전설리 기자I 2008.06.25 05:50:05

소비심리 `16년 최악`
20개 대도시 집값 사상최대 하락
UPS 실적 하향-다우케미컬 제품가 인상
유가 소폭 상승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등락 끝에 결국 하락세로 마쳤다. 주요 지수는 3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소비심리가 16년래 최저 수준으로 꽁꽁 얼어붙은데다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이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경기후퇴(recession) 우려를 자극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택배업체 UPS의 실적전망 하향조정과 미국 최대 화학업체 다우케미칼의 제품가격 인상까지 더해져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소비지표 발표 이후 100포인트 이상 급락세를 나타냈던 다우 지수는 장중 한때 지표 부진에 따라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금융주의 반등에 힘입어 상승권에 머물기도 했으나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807.43으로 전일대비 34.93포인트(0.29%)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46포인트(0.73%) 내린 2368.28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14.29로 3.71포인트(0.28%) 밀려났다.

국제 유가는 나이지리아의 석유생산 재개와 미국의 휘발유 소비 감소 소식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소폭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8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6센트 오른 137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장중 한때 138.7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說說說..UBS-야후 `상승`

이날 뉴욕 증시는 잇단 소문에 휘둘렸다.

스위스 은행 UBS는 피인수설에 힘입어 6.9% 급등했다.

마켓워치는 HSBC홀딩스가 UBS에 인수를 제안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야후(YHOO)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수합병(M&A)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2.8% 올랐다. 반면 MS(MSFT)는 0.9% 내렸다.

C넷은 MS가 야후의 검색 엔진 사업부에 대한 인수가격 상향을 제안했고, 야후 이사회가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실리콘벨리의 IT 블로그 테크크런치도 MS와 야후가 야후 전체 사업부 인수를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고 역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야후는 공식적인 답변을 거절했다.

MS는 앞서 야후 검색 사업부에 대한 인수가격을 10억달러로 제안하고 80억달러의 추가 투자를 제안한 바 있다.

◇`R` 주인공, UPS-다우케미컬 `하락`

반면 세계 최대 택배업체 UPS는 6% 떨어졌다.

UPS는 전날 장 마감후 경기둔화와 고유가를 반영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분기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97센트~1.04달러에서 83~88센트로 대폭 낮춰잡았다. 이는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99센트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미국 최대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DOW)도 2.8% 내렸다.

다우케미컬은 이날 개장전 고유가를 반영해 7월부터 전제품 가격을 25%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6월 20% 인상에 이어 한달만에 이뤄진 조치다. 다우케미컬은 또 오는 8월1일부터는 트럭 한 대당 300달러, 철도 한 량당 600달러의 추가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우케미컬의 이같은 공격적인 가격 인상 조치는 치솟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을 반영한 것이다.

반면 와코비아(WB)와 골드만삭스(GS)는 각각 5.6%, 1.9% 상승했다.

와코비아는 이날 대출 포트폴리오 자문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스트만 코닥(EK)은 자사주 매입을 호재로 13.7% 뛰었다.

코닥은 이날 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상장주식의 25%에 해당되는 규모다.

코닥은 미국 국세청(IRS)로부터의 환급받은 5억8100만달러와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자사주 매입 비용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심리 `꽁꽁`..16년 최악

미국의 소비 심리는 고유가와 고용시장 위축, 주택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16년래 최저 수준으로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58.1(수정치)에서 50.4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2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6.0도 하회한 것이다.

향후 6개월 뒤의 체감경기를 의미하는 기대지수가 전월의 47.3에서 41.0으로 떨어졌다. 이는 사상 최저치다.

현재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동행지수는 74.2에서 64.5로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물가가 7.7%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0개 대도시 집값 사상최대 하락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지난 4월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미국의 주택가격은 지난 2004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주택가격 지표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20대 대도시의 4월 주택가격은 전년동월대비 평균 15.3%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 지수가 발표되기 시작한 이래 최대 낙폭. 라스베가스와 마이애미, 피닉스의 주택가격이 25% 이상 급락,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택 차압이 늘어나고 대출 여건이 강화되면서 주택 경기가 여전히 바닥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지난 2003년~2006년 52% 가량 오른 뒤 주택 및 신용 시장의 침체로 지난 2007년 1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주택가격이 정점에서 20~30% 떨어진 지점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의 연방주택기업감독청(OFHEO)은 같은 기간 주택가격이 전년동기대비 4.6% 떨어졌다고 밝혔다.

전월에 비해서는 0.8% 하락했다. 이는 3월 0.4%보다 큰 하락폭으로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5%보다도 낙폭이 확대된 수준이다.

◇리치몬드 제조업 경기 `악화`

리치몬드 지역의 제조업 경기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은 6월 제조업 지수(계절 조정치)가 전월의 -3에서 -12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6도 하회한 수준이다. 이 지수는 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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