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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1300원 환율"을 볼까..역외세력과 당국 충돌

손동영 기자I 2001.01.14 14:00:18
이번주 달러/원 환율은 1300원대 진입여부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외환당국의 불편한 심기를 무시할 순 없지만 주변여건상 잠시나마 1300원대 환율을 볼 것이란 예상이 적지않다. 물론 13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는게 시장참가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이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하루 환율변동폭이 무척 커졌다는 사실이다. 올들어 12일까지 하루평균 환율변동폭은 15.59원. 하루에도 15원이상 환율이 급등락하는 흐름속에서 환율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졌고 그만큼 기업들은 외환거래에 신중해야한다는 뜻이 된다. 상승요인 : 달러/엔 환율 상승, 역외세력 달러매수, 에너지수입업체 달러수요 하락요인 : 당국의 환율안정의지, 현대전자 D/A 네고대금 6억달러, 외국인 주식매수대금, 외국인 직접투자유치 성사 ◇지난주 외환시장 동향 월요일인 8일 1270원을 고점으로 시작한 환율은 9일 장중에 1250.10원까지 밀리며 하락조정을 받는듯 했다. 그러나 10일부터 시작된 역외세력의 집중적인 달러매수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환율은 10일 1267.90원, 11일 1278.10원, 12일 1281.10원으로 상승했다. 12일 종가는 지난 98냔 11월19일 1287원이후 2년2개월만에 최고치. 지난주 외국인 주식매수자금은 총 6906억원에 달했다. 지난 11일 단 하룻동안 103억원 순매도를 한 것을 제외하면 올들어 순매수세가 빠짐없이 이어지는 셈. 외환시장에는 달러공급 증가에 따른 환율하락 요인이지만 시장의 달러보유심리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지난해 12월의 하루평균 환율변동폭은 12.37원 수준이었다. 올들어 12일까지 평균 변동폭은 그보다 더 큰 15.59원. 잘못 거래할 경우 입을 수 있는 손실이 그만큼커졌다. 환율이 얼마나 오르느냐에 못지않게 환율변동폭 확대에도 신경써야할 상황이다. 방향을 잘못 짚은 외환거래가 개별 기업에는 얼마나 큰 위험인지 알 수 있다. ◇엔환율과 역외세력 달러/엔 환율의 오름세와 그에 따른 역외세력의 달러매수가 외환시장에 부담이 되고있다. 지난 12일 국내시장 마감후 열린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환율은 달러/엔 환율이 117엔대로 밀리자 국내시장 종가인 1281.10원보다 훨씬 낮은 1273원까지 급락하기도했다. 결국 1281원수준에서 뉴욕장 거래를 마쳤지만 최근 엔환율 동향에 따라 출렁거리는 원화환율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 사례다.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갖는 레벨은 달러당 120엔선. 시중은행 한 딜러는 “달러/엔 환율이 단기간내에 120엔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120엔 환율이 1300원대 환율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분석은 역외세력의 지속적인 달러매수를 염두에 둔 것. 지난주 중반이후 매일 3억달러이상을 빨아들이는 역외세력의 달러매수는 국내 주식투자의 환위험 회피를 위한 정상적인 ‘헤지’가 대부분이겠지만 그 안에 ‘원화공격을 위한 투기적 매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외환당국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있고 경계하고있는 대목이다. ◇달러수급요인들 현대전자의 수출환어음(D/A) 네고대금 6억달러가 이번주 외환시장에서는 최대의 달러공급요인이다. 그 영향은 지난해 12월 현대전자의 D/A 네고대금 5억5000만달러가 외환시장에 미쳤던 영향을 되돌아보면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당시 5억5000만달러는 여러 번에 걸쳐 나눠서 외환시장에 공급됐고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못했다. 이번에도 전체 물량은 많지만 공급시기가 분산될 경우 환율상승세를 진정시키는 역할은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 설연휴를 앞두고 네고물량이 집중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화자금 확보를 위해 갖고있는 달러를 서둘러 팔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전망때문. 외국인 주식자금은 하루하루의 증시동향과 연계돼있어 예측이 쉽지않다. 다만 최근의 주식매수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란 분석이 우세해 외환시장은 주식대금의 공급을 늘 염두에 둬야할 상황이다. 외국인 직접투자자금의 경우 당장 들어올 달러는 거의 없다. SK의 텔레콤 지분매각 자금은 성사되더라도 3월말께나 들어올 것이고 AIG의 현대투신증권 투자는 아직 예측불허다. 외국인 직접투자자금은 그동안 경험으로 볼 때 투자성사시점이 아니라 실제 자금유입시점이 더 중요해졌다. 달러수요요인은 에너지 수입업체들의 일상적인 결제수요가 하루 1억~2억달러 가량이다. 이는 사실 늘 있는 일이어서 변수라고 부를 것도 없지만 미묘한 수급구조의 한 축을 이룬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기업들의 심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환율이 상승추세를 지키는 한 보유달러를 쉽게 내다팔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환율이 하락추세로 반전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회있을 때마다 달러를 사두는 경향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하락추세로의 반전을 어느 순간 확신하느냐는 개별기업들의 몫이다. ◇환율전망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역외세력의 움직임과 그에 대응하는 외환당국의 노력이 환율움직임의 최대변수다. 수급면에선 아무래도 달러공급요인이 더 많다. 1300원대 환율에 대한 경계감은 외환당국뿐 아니라 시장참가자들도 강하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일단 이번주 고점에 대해선 1300원선을 예상하고있다.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시장의 기대가 그렇다면 한번쯤 보고내려오는게 환율안정을 위해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갈만한 레벨이라며 계속 시도하도록 놔두기 보다는 한번쯤 보고내려오는게 경계심리를 더 강하게 만드는데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저점은 1240~1250원선으로 잡혀있다. 상승추세를 믿는 쪽은 저점은 1260~1270원선으로 예상하기도한다. 주거래범위는 1260~1300원 수준에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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