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결은 개인사업자라 하더라도 실제 근로 제공 관계의 실질을 따져 산재보험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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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A씨는 개인사업자 B씨의 배우자다. B씨는 2022년 12월 26일 C초등학교 음악실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피아노를 혼자 옮기려다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같은 날 응급실에서 사망했다. A씨는 남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2023년 3월 15일 “B씨는 사업자등록증을 소유한 개인사업자로 D기업 대표로부터 의뢰받은 작업을 수행하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급받는 거래관계에 있는 것으로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부지급 결정을 내렸다.
이에 A씨는 “남편은 개인사업자로서 수행하던 용달이 아니라 음악실 내 집기를 옮기는 작업을 수행하다가 사망에 이르렀고, 작업 수행 과정에서 D기업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씨는 산재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재보험법상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의미한다”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씨가 D기업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산재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이 사건 작업이 B씨가 평소 개인사업자로 수행하던 업무와 명확하게 구별된다는 점 △B씨가 D기업으로부터 일당을 지급받는 것 이외 다른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볼 만한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 점 △D기업이 B씨가 수행해야 할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직접 지정하는 등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고, B씨는 F기업이 지정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된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이어 “B씨가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주로서의 외관을 갖췄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않았고, D기업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면서도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D기업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거나 실질적인 노무제공 실태와 부합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B씨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