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日증시, 일학개미 픽은 '반도체'

김인경 기자I 2024.03.04 06:00:00

최근 한달간 일본증시 1364억원 순매수
반도체 장비 강자 도쿄일렉트론, 종목 순매수 1위
스크린홀딩스·어드반테스트 뒤이어…로봇 ''화낙''도 인기
美장기물 엔화 헤지 ETF 여전한 러브콜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는 가운데 일학개미(일본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는 일본의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3일 한국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2월 1일~3월 1일)간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증시를 총 1억2221만달러(1364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본 증시 보관금액은 39억1499만달러(5조968억원)로 미국(721억달러·96조원)에 이어 개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해외 국가로 집계됐다.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 역시 일본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닛케이지수는 3만9110.82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서만 19.26% 올랐으며 장 중 한때 3만9990선까지 치솟으며 4만선에 바짝 다가서기까지 했다. 게다가 토요타와 미쓰비시 말고 투자할 종목이 없다는 평가를 들었던 2~3년 전과 달리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붐 속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최근 한 달간 일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상장지수펀드 제외)은 도쿄일렉트론(737만달러·98억원)으로 집계됐다. 도쿄일렉트론은 일본 반도체 장비업종 1위 업체다.

반도체 제조장비 회사인 스크린홀딩스가 그 뒤를 이었다. 스크린홀딩스에 쏠린 매수세는 313만달러(42억원)에 달한다. 스크린홀딩스는 특히 반도체 세정 장비에 집중화됐는데 올해에만 62.78% 상승하며 일본 증시에서도 인기를 얻는 종목이다. 반도체 소자 제조업체인 어드반테스트(268만달러·36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어드반테스트 역시 올 들어 일본 증시에서 48.40% 오름세를 타고 있는 종목이다.

소진웅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이어진 고대역폭메모리(HBM) 특수와 반도체산업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일본 정부 정책이 맞물려 주가가 뛰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중국의 성장을 제약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일본에 우호적으로 작용했으며 이 수혜를 일본 반도체 밸류체인이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봇으로 미래사업을 준비하는 화낙 역시 2월 한 달간 262만달러의 순매수세가 몰린 인기종목이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낙 로봇 부문이 미국과 유럽, 인도시장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보하며 회복하고 있다”면서 “올해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하며 단기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TF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순매수 종목에 ETF를 포함하면 1위와 2위는 모두 ETF로 바뀔 정도다. 국내 투자자가 최근 한 달간 일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다.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가 다가온다는 판단에 최근 한 달 순매수 금액만 1억1145만달러(1489억원)로 나타났다. 2위인 아이셰어즈 코어 7-10년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ISHARES CORE 7-1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로 순매수 금액이 1029만달러(137만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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