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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3곳 저축은행의 주담대 대환대출 취급건수는 지난 9일 서비스가 출시된 이래 이날까지 ‘0건’이다. 저금리의 타 금융사로 갈아타기 위해 대환 대출 문의를 한 사례가 1건 있었으나 그마저도 신청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취급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타 금융사로의 ‘대출 환승’만 몇 건 정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대환대출 서비스에서 보유기관으로서의 역할만 수행하고 있어 신규 유입 없이 기존 차주만 뺏기고 있다.
보험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대출비교 플랫폼에 입점한 보험사는 교보생명·한화생명 뿐이다. 2금융권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배경엔 ‘상품 포트폴리오’와 ‘부동산 시장 냉각’ 등이 있다. 먼저 은행과 달리 2금융권의 주력 상품은 주담대가 아니다. 우선 저축은행은 주로 사업자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어 일반 개인 주담대에 비해 금리도 높고 구입 자금 목적의 성격도 아니다. 현재 저축은행에서 주담대 대환대출 시 금리는 최저 연 7%에서 최대 연 10% 중후반대로 시중은행과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저축은행 이용 고객 특성상 취약차주가 대부분이다 보니 차주의 신용점수 등을 고려하면 다른 저축은행으로 대환을 하더라도 금리는 비슷한 수준이고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나가면 사실상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보험사는 대출보다는 계약기간이 긴 보험상품을 주로 취급하고 대출 중에서는 계약대출 취급이 더 많다. 실제 주담대 갈아타기 인프라에 들어온 금융사의 주담대 잔액 비중은 은행권이 92.6%(659조 5000억원)이며 보험사는 6.9%(49조 6000억원)에 불과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주담대가 보험사의 주력이 아닌 만큼, 참여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주담대가) 얼마나 빠져나갈지 추이를 보고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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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2금융권 발 대환대출 보이스피싱 부작용만 커지는 상황이다. 주담대 대환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2금융권 업체의 최근 한 달 간 대환대출 관련 보이스피싱 민원건수는 30여건에 달했다. 저축은행 직원으로 속인 사기범이 피해자에 전화를 걸어 저금리 대환대출을 안내하겠다며 기존 대출 상환을 명목으로 돈을 빼앗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축은행으로서는 대환대출이나 신용사면 등의 정부 정책이 시중은행보다 불리하다”며 “앞으로 리스크 프리미엄 차원에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