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엔비디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9% 상승한 401.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19.38달러까지 올랐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무려 180% 이상 치솟았다.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깜짝 실적을 발표한 이후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71억9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월가 전망치(65억2000달러)를 큰 폭 웃돌았다. 특히 2분기 매출액은 1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자체 전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71억5000달러)를 50% 이상 웃돈 수치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AI 덕이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제조업체다. 챗GPT 같은 생성형AI를 위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하려면 중앙처리장치(CPU)를 도와줄 GPU 같은 보조칩이 필요한데, 엔비디아의 칩이 여기에 최적화돼 있다. 엔비디아의 GPU가 이른바 ‘AI칩’으로 불리는 이유다. GPU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구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부품인데, 엔비디아는 전 세계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독점 상태다.
이에 AI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 성능을 키우기 위해 엔비디아의 칩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AI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엔비디아 AI칩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면서 ‘프로세서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마치 팬데믹 초기 ‘화장지 사재기’와 유사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AI 스타트업 라미니의 샤론 저우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AI칩 구하기 전쟁을 두고 “(엔비디아와 네트워크가 있는) 업계의 누구를 아는지가 중요해 졌다”며 “팬데믹 당시 화장지 구하기 같다”고 토로했다.
엔비디아의 시총 역시 불어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시총 규모는 991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조달러를 돌파하면서 반도체업계 최초의 1조달러 클럽 가입 회사로 남게 됐다. 지난 1993년 청업 이후 30년 만이다. 시총 규모 자체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사우디 아람코,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에 이은 전 세계 6위다. 버크셔해서웨이,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테슬라, TSMC 등 7~10위 회사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엔비디아의 고공행진에 미국 증시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32% 뛴 1만3073.43에 마감하며 1만3000선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