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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실적 가를 이것?...전문가들 "보험 포트폴리오 변화 주목"

유은실 기자I 2023.05.23 05:30:12

전문가들 "CSM·금리, 중요성 더 커질 것"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논란'' 가능성 존재
재무제표 ''주석''으로 보험사 가정 가늠 可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보헙업계에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1분기 ‘실적 부풀리기 ’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향후 보험사 실적을 가르는 열쇠로 ‘금리’와 ‘보험계약마진(CSM)’을 꼽았다. 설명서 역할을 하는 재무제표 주석의 필요성이 커지고, 보험 포트폴리오를 급격하게 조정한 보험사들의 실적은 눈 여겨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적부풀리기 가능성 여전…회사 선택이 중요”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IFRS17 도입에 따른 재무상태 및 손익변동 효과’ 설명회를 열고 지난 1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합산 당기순이익(개별재무제표 기준) 5조230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올해 IFRS17이 본격 도입된 후 나온 보험사들의 실적이 역대급을 찍자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일었는데, 이에 대한 해명으로 7조원대로 예상되던 순익 규모보다 실제 순익 규모가 2조원가량 작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부분의 회계 및 시장 전문가들은 금감원 설명에 동의했다. 투자수익과 보험수익을 구분하기 어려웠던 구 제도와 달리 IFRS17 아래에서는 금리 변동으로 인한 투자수익 변화와 영업 실적 변동으로 인한 보험수익 변화가 한눈에 읽힐 수 있어서다.

최현덕 회계기준원 조사연구실장은 “기준금리가 최근 급격하게 변동하다 보니, 자산 사이드인 IFRS9 효과가 전체 실적 반영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분명 몇 년 전부터 보험사들이 IFRS9과 IFRS17에 대한 효과를 미리 확인하고 수치를 뽑았을 텐데, 현재 이례적인 금리 변동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예상보다 IFRS9의 영향력이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실적 부풀리기’ 가능성을 열어뒀다. 원칙중심 회계인 IFRS17이 계리적 가정을 통해 산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의 선택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향후 보험사 실적에 있어 주요 가치 평가 요인으로는 ‘금리’와 함께 ‘신계약 CSM’을 꼽았다.

한종수 이화여대 회계학과 교수는 “이번 1분기 순익이 워낙 높아서 업계 전반적으로 놀라는 분위기였다”며 “맞다 틀리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보험사 실적에 중요 지표인 CSM은 부채로 잡혔다가 이연성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가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회사가 선택하기 나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정한 미래 수익을 뽑아낼 지 이익을 높게 보이게 할지를 선택하는 주체가 회사인지라, 향후에도 이익 부풀리기 가능성이 완전 없다고 보긴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1~2년 후에나 정확한 IFRS17 영향력 판단 가능”

그렇다면 IFRS17과 CSM이 각 보험사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현재 공시된 자료로는 정확한 영향력 판단이 어렵다고 답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선 앞으로 1~2년의 회계 정보가 더 필요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동안 각 보험사별 ‘포트폴리오’ 변화와 재무제표 상 ‘주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강욱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CSM은 보험계약 현금흐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전환시점에 있어서는 전환방법(소급기간)과 보험 포트폴리오에 대한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기의 소급기간을 적용한 손해보험사의 CSM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고 보험 포트폴리오 수준에 따라 실질 규모가 달라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보험 포트폴리오를 급격하게 조정한 몇몇 보험사들이 있는데, 이 보험사들의 제무재표상 주석 등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CSM의 경우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회사마다 기초체력이나 회계상 투입요소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이와 함께 회사 특수성에 맞춰 실적이 조정될 전망이다.

한 교수는 “IFRS17을 마련하는 데 20년 이상 걸린 이유는 보험상품의 다양성 때문”이라며 “국가별, 회사별 파는 상품에 차이가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도 모두 다른 데다 장기 상품이라 수익 인식 방법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가치 평가에 대한 차이가 크게 나타날텐데,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CSM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위원도 “본격적 IFRS17 공시에서 CSM 변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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