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오염수 시찰단’, 방류 명분만 줘…민간 전문가 참여해 환경영향 평가해야"

공지유 기자I 2023.05.19 05:00:57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인터뷰
"방사능 총량, 생태환경 영향평가 자료요구 필요"
"정부 전문가로 부족…환경학자, 핵물리학자 참여해야"

[대전=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이미 오염수 방류가 결정된 상태에서 한국 시찰단이 실제적인 정보에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시찰단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오염수 방류에 대한 명분만 제공하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가 17일 대전 유성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이 대표는 17일 대전 유성구 사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원전 정비·원자로 설계 등 원자력계에서 30년 넘는 경력을 가진 그는 “시찰단 일정을 이틀에서 나흘로 늘렸지만, 시찰단이 가서 확인할 수 있는 건 다핵종제거설비(ALPS), 오염수 탱크, 설비 운영 및 관리 과정 정도 뿐”이라며 답답해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로 내부에 사용후핵연료가 녹은 코륨에서 계속 발생되는 열로 인해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는데도, 지하수가 원전으로 얼마나 유입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원전 사고 이후 배출된 양을 다 따지면 그것만으로도 기준치를 초과해 더 이상 배출하면 안 되는 수준인데, 일본은 배출할 양만 가지고 농도를 따지고 있다”면서 “배출 총량을 갖고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줬느냐를 평가해야 하는데, 총량이 측정되지 않으니 과학도 책임을 질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방사능 배출 총량과 오염지하수 배출 자료, 핵 임계에 따른 코륨 및 핵연료(데브리) 거동에 대한 자료가 중요하다”면서 “추가적으로 배출할 오염수에 의한 생태환경영향과 먹이사슬 영향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한 자료도 일본 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객관적인 정보를 갖고 평가할 수 없다면 시찰단 파견이 오히려 오염수에 대한 논란과 국민 우려를 더 키울 거으로 봤다. 그는 “ IAEA에라도 강력하게 자료를 요구해야 한다”면서 “대응이 미흡하다면 국민들도 정부를 강력하게 추궁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찰단에 민간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정보 공개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시찰단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정부 측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될 예정인데, 일본 정부는 민간 전문가 참여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염수 방류로 인한 먹이사슬 등 해양생태환경 영향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정부에는 이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면서 “시찰단에 해양생태환경학자, 환경학자를 포함해 원자로 용융 핵연료의 임계 문제를 보기 위한 핵물리학자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