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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부품 업계 1위인 현대모비스(012330)는 올해 R&D 비용으로만 지난해보다 2000억원 이상 늘린 1조6400여억원을 투자하고, R&D 인력 신규채용도 400~500명 이상으로 잡고 있다. 특히 미래차 중심 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했던 2018년에 R&D 인력을 역대 최대인 800명 채용했던 현대모비스는 올해가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제공자)’로 도약을 선언한 원년인 만큼 그와 비슷한 수준의 역대급 채용이 점쳐지고 있다. 모회사인 현대차도 SDV 체제 전환 가속화를 위해 올 상반기 세자릿수 이상의 대규모 R&D 경력 채용에 나선 것도 궤를 함께하고 있다.
최근 전동화와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자율주행 부품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업계 2위 HL만도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매출액의 5~6%를 R&D에 투자해온 HL만도는 지난해 7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만큼 올해 4000억원이 넘는 역대급 투자가 점쳐지고 있다.
HL만도의 미래전략 최전방에 있는 자회사인 ‘HL클레무브’는 올해 1000억원 넘게 R&D에 투자하고 100여명 이상의 R&D 인력을 신규 충원할 계획이다.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차량의 눈이라 할 수 있는 ‘전방 레이다’ 부품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는 업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가 국내 최초로 출시할 자율주행 ‘레벨3’ 기능을 탑재하는 ‘제네시스 G90’에 해당 부품이 들어간다.
이외에 한온시스템도 국내외에서 연구개발 전문인력 100여명을 채용하고 연간 매출액의 4~5% 투자하는 만큼 올해 4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장하는 미래차 부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자동차 부품 산업의 미래차 전환 및 생태계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이 특별법은 미래차 기술력의 핵심인 소프트웨어를 미래 자동차 정의에 포함시켜 지원 대상에도 추가했으며 미래차 부품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중소부품사들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두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R&D 인력을 충원하고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생산설비를 도입하는 데도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내 전체 부품사 중에 미래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상위 5%밖에 안 돼 미래차 부품 생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