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1주일 전 대비 6.2% 하락한 2만1870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7.6% 떨어져, 1539달러에 거래 중이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SEC의 스테이킹 규제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SEC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스테이킹 서비스를 금지할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주 초반부터 돌았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SEC가 미국에서 가상자산 스테이킹을 없애고 싶어한다는 소문이 있다”며 “이것이 현실화되면다면 미국에 끔찍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는 트윗을 남겼다.
스테이킹은 지분증명(PoS)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작동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네트워크 내 검증자들은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주체임을 입증하기 위해 담보로 코인을 맡기고 트랜잭션 처리 작업에 참여한다. 담보를 많이 맡길 수록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고 그 대가로 더 많은 코인을 받게 된다.
스테이킹 서비스는 검증자로 스테이킹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검증자에 코인을 빌려주고 일부 수익을 공유받게 해주는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서비스다. 이더리움의 경우 스테이킹에 직접 참여하려면 32개의 이더리움이 필요하다. 현재 가격으로 4만8000달러에 이르는 큰 금액이다. 스테이킹 서비스를 이용하면 소액으로도 수익을 배분 받을 수 있다.
SEC는 이번 제재를 통해 스테이킹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행위를 ‘미등록증권’ 제공으로 규정하면서, 스테이킹 서비스도 증권법에 따라 투자자 보호 의무를 가진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개리 겐슬러 SEC 의장은 “가상자산 중개자는 서비스형 스테이킹이나 대출 또는 기타 수단을 통해 투자자의 토큰을 대가로 ‘투자계약’을 제공할 때, 증권법에서 요구하는 적절한 공개와 안전장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조치는 스테이킹 서비스 제공업체가 (증권법에 따라)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시장에 명확히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금융서비스의 대표격으로 자리잡은 스테이킹 서비스를 SEC가 규제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디파이 데이터 분석 서비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SEC가 문제삼은 유동성 스테이킹에 투자된 자금은 120억 달러(약 15조2000억원) 규모다.
암스트롱 CEO는 “신기술이 미국에서 성장하도록 장려하고, 명확한 규정이 없어 산업이 질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금융 서비스 및 웹3에 대해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느냐는 미국 국가 안보와도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