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영업자에게 과거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디지털 역량이라는 새로운 능력을 요구한다. 디지털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자영업자는 플랫폼경제가 주는 이점을 향유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자영업자는 오히려 플랫폼경제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디지털 혁신이란 생소한 과제가 자영업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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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둘러싼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자영업에 혁신이라는 단어만큼이나 생소한 ‘협력의 기술’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자영업 시장에 기업형 사업자의 침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투, 프랜차이즈 사업자의 가맹점 횡포가 사회문제가 된데 이어 최근에는 플랫폼경제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플랫폼 독점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제 자영업 시장은 자영업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자영업자와 기업형 사업자 간의 경쟁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기업형 사업자는 영세한 자영업자 개개인이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경쟁자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영업도 자영업자끼리 상호 간에 협력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그렇다면 자영업에 생소하기 그지없는 혁신과 협력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우선 자영업계 스스로 디지털혁신 대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혁신하는 자만이 환경 변화의 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 디지털 역량에 따른 자영업계의 성과 차별화는 이미 현실에서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협력의 기술도 자영업계 스스로 터득해 나가야 한다. 자영업은 말 그대로 ‘홀로 경영하는 업’이다. 그러다 보니 자영업은 본질적으로 모래알이다. 뭉치기 어렵다. 그래도 뭉쳐야 살 수 있다. 최근 플랫폼 사업자의 과다한 수수료 부과에 대항해 자영업자들이 서로 협력해 대응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조직적인 협력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플랫폼 사업자들의 독점적 행태가 심해질수록 더 조직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혁신이나 협력이라는 과제는 자영업계 스스로에게만 맡기기에는 너무 벅찬 난제다. 자영업이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낯선 이슈들이라 참고할 만한 것도 찾기 힘들다. 그래서 자영업의 노력에 상응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혁신과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자영업 정책은 지금까지의 자영업 정책과는 차원을 달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자영업 정책이 대체로 자영업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책 또는 금융적 지원책과 같이 방어적 또는 미봉적 성격을 띠었다면, 앞으로의 자영업 정책은 자영업계 스스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형태로 설계돼야 한다. 일례로 자영업에 대한 직접적인 금전적 지원보다는 자영업 부문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다. 투자도 지금까지의 하드 인프라 투자 중심에서 벗어나 디지털 투자와 같은 소프트 인프라에 집중해 나가야 한다.
기업형 사업자와 자영업계 간 상생 정책의 틀도 선의나 규제에 기반한 상생이 아니라 시장기능에 기반한 상생이 되도록 제도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착한 임대인 정책과 같은 상대방의 선의에 의존하는 정책은 효과도 제한적일뿐더러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선의나 규제만으로 상생이 달성된 적이 없다. 시장 기능을 바탕으로 기업형 사업자와 자영업계가 자발적으로 혁신과 협력을 도모하도록 하는 체계라야 진정한 상생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자영업 정책의 키워드는 보호와 규제가 아니라 혁신과 협력으로 바뀌어야 한다. 물론 이런 시도가 생소한 도전인 만큼 난관이 따르겠지만, 도전에 성공한다면 만년 낙후 부문인 자영업에도 따뜻한 햇볕이 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