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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과학 자료 확보 최대한 확보…탄소중립 교육에도 앞장"

임애신 기자I 2022.03.03 06:09:00

[만났습니다]서장우 초대 국립해양과학관장 ②
"세계적인 과학관으로 나아갈 기반 마련"
"개관 초기…볼거리 위해 해양자료 확보 주력"
해양과학 뒤늦게 주목…"과감한 투자 필요"

[울진(경북)=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서장우 국립해양과학관장은 제1대 관장으로 임무가 막중하다. 세계적 과학관으로 나아갈 기반을 다지고, 해양과학 자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서 관장은 “초대 관장으로서 조직과 인력·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또 임기 동안 최대한 많은 해양과학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장우 국립해양과학관장은 1대 관장으로서 “세계적인 과학관으로 나아갈 기반을 다질 수 있게 조직과 인력·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또 임기 동안 최대한 많은 해양과학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사진=국립해양과학관)


이르면 올해 과학관에서 볼 수 있을 예정인 밍크고래의 실물 골격도 그의 작품이다. 국립수산과학원장의 이력을 살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서 기증을 받았다. 고래 실물 골격을 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살아있는 고래의 포획이 불법이어서다. 그물이나 통발과 같은 곳에 걸려 죽은 고래만 잡을 수 있다.

서 관장은 “고래 뼈를 연구용으로 땅에 3년 동안 묻은 후 탈골이 되면 발골을 하게 된다”며 “현재 전문업체에 탈골을 맡긴 상태로, 방부 처리 등의 작업을 위해 9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학관이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실물 자료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양한 해양과학 자료를 기증해 주실 분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밝혔다.

과학관을 직접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쓰고 있다. 학생들에게 ‘바다에서 수심이 10m씩 깊어질수록 1기압씩 높아진다’고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스쿠버다이버가 물 속에서 풍선을 들고 점점 깊은 곳을 내려가서 풍선의 크기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이해를 돕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서 관장은 “영상을 개발해서 만든 후 학교에 교구제와 함께 제공한다”며 “지난해부터는 46만명의 교사들이 이용하는 교육부 플랫폼에 과학관 전용 채널을 개설해 학교 등 교육 현장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위해 해양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학관은 이와 관련한 교육에도 열심이다. 그는 “바다는 육지보다 수천 배에 달하는 탄소 저장 능력을 갖추고 있어 기후변화를 저지하는 수호자라고도 부른다”며 “과학관에서 해양 환경을 지키기 위해 바다거북·독도강치 인형을 활용해 해양 업사이클링(새활용) 교육 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해양과학의 중요성이 크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다. 해외 주요국과 달리 국내에 해양과학과학관이 지난해에서야 생겼다. 아직 초기이다 보니 과학관의 예산은 75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2022년 총예산이 1649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22분의 1에 불과하다. 75억원 중에서 시설을 유지하는 비용과 기타 기관 운영에 필요한 고정 금액을 제하면 약 25억 정도가 투입되는 셈이다. 서 관장은 “국립해양과학관은 해양과학을 알리는 대표 국립기관인데 우리나라 경제 수준을 고려할 때 조금 부끄러운 규모”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현재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등으로 우리가 먹고살 수 있는 것은 과거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당장의 경제성을 따지기보다 미래 세대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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