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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21 관광 글로벌 선도기업 육성 사업’ 참여기업 27개사를 최종 선발해 발표했다. 이 사업은 세계 관광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혁신적인 관광기업을 민간 창업 육성기관과 함께 단계적으로 지원을 하는 정책사업이다. 지난해 8개사를 선발한 데 이어, 올해는 27개사로 지원 폭을 크게 넓혔다. 이미 상용화를 넘어 기업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스타트업들이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기업이 있다. 체험 중심의 공연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업, 바로 ‘브러쉬씨어터’가 그 주인공이다. 공연관광의 대표 벤처기업으로 ‘브로쉬씨어터’를 점찍은 것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이길준 브러쉬씨어터 대표를 만나 코로나19 여파에도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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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기획부터 유통까지…해외 진출 목표로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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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러쉬씨어터는 이 작품들을 들고 국내가 아닌 해외를 누볐다. 2016년부터 미국, 캐나다, 영국, 인도, 멕시코 등 21개국 56개 도시에서 500회 이상 공연했다.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2018년에는 영국 ‘가디언’ 지로부터 ‘베스트 쇼’(Best Show)로 선정되는가 하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는 ‘에디터상’(Editor’s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기에 기업으로서 가치도 인정받았다. 2019년도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타트업콘(Startup:CON)’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한 ‘관광벤처 공모전’에서 관광기업으로 선정됐다.
“2019년 우리나라의 전체 공연티켓 판매금액은 5276억원에 불과했습니다. 가끔 들러 커피 한잔하는 스타벅스의 2019년 매출로 알려진 1조 8700억원의 1/3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영국과 중국은 각각 7.8조원, 8조원으로 우리보다 10배 가량 많고, 미국은 우리의 26배에 달하는 20조원 규모입니다. 공연산업이 아무리 잠재적 관객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국내에서는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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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IP 등 사업다각화로 코로나 악재 넘겨
“지난해 미국 투어를 돌던 중 코로나19로 공연이 중단되면서 한국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IP(지식재산권) 사업과 공연 라이선스 판매, 출판사와 협업을 통해 공연 원작을 책으로 출간하는 등 새로운 출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덕분에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브러쉬씨어터는 전년보다 매출이 오르는 성과를 냈습니다. ”
브러쉬씨어터는 공연예술의 시장성 확대에 도전하고 있다. 실제로 브러쉬씨어터의 전문분야인 어린이 가족 공연 시장은 공연시장 전체의 1/10인 약 8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브러쉬씨어터가 주목한 부분은 사업의 다각화다. 지난해 라이선스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MD상품을 개발했다. 이 외에도 출판이나 교육, OTT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해 좁은 국내 시장 규모를 극복하겠다는 몸부림이었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매출은 3.5배, 직원은 5배 늘었다. 내년에는 해외공연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북미투어를 내년 3월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예술가들은 배고파야 한다는 낡은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습니다. 예술인들 절반 가까이가 예술만으로 생활할 수 없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현재 브러쉬씨어터에서 일하는 예술가는 모두 28명으로, 모두 상근직입니다. 지금은 유한책임회사지만, 향후 주식회사로의 전환도 모색 중입니다. 우리의 이같은 행보가 공연계의 새로운 모델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내외에 브러쉬씨어터 전용관 만드는 게 목표
브러쉬씨어터는 현재 몰입형 실감 기술을 활용한 전시 공연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관람객이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 하나의 공연 콘텐츠를 경험하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의 말 한마디에 순간 이동한 듯 관객을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 한가운데로 데려가거나, 아마존 열대 우림 또는 북극이나 사막에 떨어지는 듯한 경험을 관람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실감형 콘텐츠 전용관이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바닥까지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고도의 맵핑(Mapping) 기술을 위해서는 총 24대의 고화질 고안시 프로젝트를 설치해야 한다. 또 몰입형 사운드 구현이 가능한 스피커도 필수다. 브러쉬씨어터는 국내에서는 서울과 제주도에, 해외에는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싱가포르,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프랑스 파리까지 전용관을 만들 계획도 세웠다.
“브러쉬씨어터는 디지털미디어 기술에 ‘전시+퍼포먼스+체험놀이’를 결합한 콘텐츠를 계속 선보일 예정입니다. 실감형 콘텐츠 전용관은 공연장과 문화공간을 결합한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가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BTS를 발굴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처럼 국내 공연 벤처기업 최초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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