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라운지]"맨파워로 일군 4년…올해 'IB최강자' 회복 원년"

이지현 기자I 2021.03.16 05:31:00

박성준 대신증권 IB담당 전무
LG에너지솔루션 등 IPO 대어 낚아
맨파워 강화 통해 IPO 최강자 ''우뚝''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월요일 인터뷰는 드물다. 게다가 오전 9시는 더더욱 드물다. 각종 회의로 분주한 월요일 아침이 더 분주해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박성준(49) 대신증권 전무는 월요일 오전 9시 인터뷰를 제안했다.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1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의 이야기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박성준 대신증권 전무가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오전 7시30분 출근해 퇴근 시간 없이 이뤄지는 주중 업무의 80%는 외부에서 이뤄진다. 기업공개(IPO) 수주 확보를 위한 외부 미팅에 급작스럽게 잡히는 프레젠테이션(PT)까지 다른 사람의 시간에 맞춰야 하는 업무 구조상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간 회의를 월요일 오전으로 잡다 보니 그에겐 월요일 오전이 제일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인 셈이다.

그가 이같이 바쁘게 움직이게 된 계기는 4년 전 증권사 투자은행(IB) 전문가 중 ‘최연소’ 총책임자가 되면서부터다. 기대도 많았지만 우려는 더 많았다. 그는 잘해낼 수 있을까를 걱정하기보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바로 IB 핵심인 IPO다. 중소·중견기업과의 탄탄한 관계망을 통해 공모규모가 수백억원, 또는 2000억원 내외의 중형딜을 다수 수임했다. 그리고 국내 대형 증권사를 제치고 IPO 주관 실적 부문에서 리그테이블 상위권 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 커버리지에 집중하며 조단위 IPO 빅딜 3건의 주관사단에 합류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연말 카카오페이 공동주관사에 합류한 데 이어 지난 1월 한화종합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IPO 공동 주관사단에 합류했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업계에서 7조~10조원대의 기업가치로 평가되는 대어급 IPO다. 한화종합화학은 기업가치 4조~5조원,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가치가 50조~80조로 거론되는 국내 IPO 사상 최대어로 꼽힌다.

그는 “최근 주관사가 변경되거나 거래 미승인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우린 한 건도 없다”며 “무조건 사업을 따고 보겠다가 아니라 충분히 준비되지 않으면 제안서를 아예 내지 않으면서 업계에서 신뢰가 쌓였고 이런 신뢰가 성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대신증권 전무가 올해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대신은 특히 바이오분야에 특화된 팀을 IB하우스 내에 구축한 상태다. IPO 경력을 갖춘 전문가와 리서치 부문 출신의 산업 분석가, 회계사, 바이오 분야 석박사 등은 바이오 기업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PT준비부터 고객사의 Q&A까지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리츠 사업을 통한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도 내고 있다. 그는 “대신자산신탁과 대신에프앤아이 등 부동산 관련 사업을 이어가는 계열사들이 다수”라며 “다른 증권사에 비해 부동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은 물론 전체적인 밸류체인이 잘 갖춰졌다는 점에서 리츠를 통한 시너지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대형 증권사에 비해 자기자본이 적고 은행 및 그룹사 계열이 아니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이를 강점으로 바꿔가고 있다. 박 전무는 “이젠 회사 간판이 아닌 사람을 보고 일을 맡기는 분위기”라며 “시장에 대신 사람들은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는 등 딜 참여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업무 성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통해 맨파워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박 전무는 “업무를 맡고 있는 개개인의 전문성과 열정이 없으면 대형 IB를 이길 수 없다”며 “좀 더 절박하고 디테일하게 발품을 팔아야 가능한 일이다. 전화보다는 직접 찾아가는 일이 몸에 배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각오는 무엇일까? 그는 “올해를 과거 선배들이 이룬 IB부분 최강자라는 업적을 다시 회복하는 원년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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