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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경험을 사고파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가늠자

류성 기자I 2020.12.19 06:02:05

박정수 성균관대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역사적으로 제조업은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축(核心軸)이었다. 80년대 초 이후 제조업의 시장환경이 생산자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품질관리에 대한 접근방법도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먼저 생산자 관점에서 품질을 정의한 주요 개념은 H. D. Seghezzi가 주창한 ‘설계 규격에 대한 적합성(Conformance with Specification)’이다. 그리고 생산자(공급자) 중심의 시대에 제조업은 내부 생산 효율성(Internal Efficiency) 측면에서 품질을 관리하였다. 그 결과 제조업의 품질관리 노력은 “어떻게 하면 불량률을 줄여서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인가?”에 집중되었다. 다시 말해 동일한 투입물(Inputs)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낭비를 줄여 더 많이 생산할 것인지가 품질관리의 주된 관심사였다.

즉 앞에서 언급한 생산공정에서 생산된 제품의 특성이 설계단계에서 정한 제품의 품질규격과 표준에 어느 정도 적합하게 생산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설계규격에 대한 적합성(Conformance with Specification)’이 곧 생산자 관점의 품질이었다. 결국 생산자 관점의 품질은 ‘품질에 대한 주관적 요소’가 완전히 배제되어 오로지 객관적이고 수량적(數量的)으로 품질 수준을 측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아래 그림은 품질에 대한 정의를 요약한 내용과 주창자들을 나타내고 있다.



위와 같이 품질에 대한 정의는 진화해 왔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정보통신기술(ICT)이 견인하고 있지만 제조산업의 변화 물결은 품질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을 형성시키면서 스마트팩토리를 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즉, 생산자(공급자) 중심 제조업이 고객과 시장 중심 제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필수불가결(必須不可缺)하다. 고객과 시장 중심의 스마트팩토리 시대가 활성화됨에 따라 비록 설계 규격에 맞게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설계 규격이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하고 있느냐 하는 점은 현안 문제로 대두될 수 밖에 없다.

생산자(공급자) 중심에서 고객과 시장 중심(Market-in)으로 제조업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이 제품은 고객이 사용하기에 얼마나 적합한 제품인가?”, “고객을 얼마나 만족시키는 제품인가?” 하는 것이 품질 평가의 기본적인 잣대가 되고 있다. 그러므로 제조업의 내부 효율성은 물론 고객과 시장에서의 외부 효과성(External Effectiveness) 측면의 품질에 대한 제공 가치를 스마트팩토리를 통해서 구현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고객과 시장 관점의 품질은 결국 고객만족(CS)과 사용상의 적합성(Fitness for Use)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표준협회(ANSI)와 미국품질관리협회(ASQC)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능력에 관계가 있는 제품 내지 서비스의 특징(Features) 및 특성(Characteristics)의 총체가 품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편 고객 만족으로서의 품질 견해는 종종 “사용상의 적합성”으로 불리어진다. 하지만 경쟁이 매우 심한 시장에서 단지 고객 요구만을 만족시킨다고 해서 성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필요한 경우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기대수준을 능가하는 접근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품질이란 시장과 고객의 기대치(Expectations)를 만족시키거나 그 이상을 실현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고도화된 스마트팩토리가 구현되어야 한다. 아래 그림은 ‘스마트팩토리 사고(Smartfactory Thinking)’에 대한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의 사고는 “실감형 맞춤 최적화 운용(Optimized Control)”을 통해 제조 품질 경영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정형데이터와 비정형데이터를 통합한 빅데이터 관리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제조업의 자원”을 창출해야 한다. 빅데이터의 경영 자원화, 즉 스마트팩토리 사고에서는 데이터가 제조업의 매출이고 이익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상화 활용 극대화, 즉 확장 현실(XR)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사이버 세계와 현실 세계를 동기화(Synchronization)시켜 가시성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데이터 기반 행동 활성화, 즉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데이터에 의한 행동 인터넷(Internet of Behaviors)을 강화시켜 지속 가능한 제조산업 경영을 구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스마트팩토리 사고(Smartfactory Thinking)”이다.



세계 각국이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변화에 맞서 국가경쟁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데이터 측면에서는 정형데이터와 비정형데이터의 관리 기술이 통합되어 빅데이터 관리와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경영학 측면에서는 새로운 방식과 다른 방식의 기술이 결합하면서 제조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 아래 품질 패러다임이 스마트팩토리 사고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스마트팩토리의 사고는 고객과 시장이 변화하듯이 계속 진화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객과 시장, 즉 소비자 지향적인 사고(Market-in)가 스마트팩토리 사고(Smartfactory Thinking)이다. 그러므로 생산자(공급자)중심의 사고(product-out)와 푸쉬 전략(Push Strategy) 개념으로부터 소비자(수요자)중심의 사고(Market-in)와 풀 전략(Pull Strategy)사고로의 전환이 중요하다. 나아가 고객과 시장의 요구된 품질을 파악하여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팩토리를 활용한 창의적인 수요자 중심(creative market-in)사고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고객 요구와 시장 대응력 향상이 스마트팩토리의 목적이다.

생산과 공급망 관리(SCM)의 “후공정(Post Process)은 고객”이라는 스마트팩토리 사고의 정립이 필요하다. 또한 스마트팩토리는 품질제일주의 사고이며, 좋은 품질을 만들 수 있는 제조공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인공지능 기반 공정기술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전사적 품질경영시대에서는 제공된 가치로서의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 포지셔닝(Positioning)되어야 한다.

또한 제조업의 관리 역량은 빅데이터 관리, 사물 인터넷, 행동 인터넷,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사실에 입각한 빅데이터 관리 역량으로 사실을 설명 및 묘사, 진단, 예측 및 활용, 그리고 처방하는 전사적 최적화 경영이 실현되어야 한다. 즉 ‘삼현주의(三賢主意: 현장, 현물, 현실)’에 근거한 관리와 데이터 기반의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데이터 관리 기반 제조역량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데이터의 효율적 분석(Data-Efficient Analytics) 역량을 활용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은 제조 현장의 제어 시스템 영역에 도드라지고 있다. 즉 사물 인터넷(IoT)을 사용하여 제조 환경에 적응하고, 민첩하게 시스템이 변화를 감지하고, 제한된 양의 정보로부터 실행 가능한 통찰력을 끌어내고, 데이터 중심 분석(Data-Driven Analytics) 역량을 중요한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므로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업 내부 공급망 관리(In-bound supply chain management)에 가치를 흐르게 하는(Value Flow) 유연성을 갖추어야 한다. 린 사고(Lean Thinking)가 ERP, SCM, 6시그마 등의 정형 데이터(Structured Data) 기반 제조 경영 기법이라면, 스마트팩토리는 XR(확장현실),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IoB), 행동 인터넷(IoB), 디지털 트윈(DT) 등 비정형 데이터(Unstructured Data)를 포함한 빅데이터 관리기술 기반의 새로운 경영기법, 즉 스마트팩토리 사고(Smartfactory Thinking)이다. 그러므로 스마트팩토리 사고는 그 동안 진화해 온 경영기법들을 완성시켜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는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CPS) 기반의 품질경영이자 제조경영 기법이다.

스마트팩토리의 핵심기술은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사물, 성질, 환경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의 형태(Shape), 상태(Status), 동작(Motion), 움직임(Gesture), 위치(Position) 등을 가상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다. 다시 말해 인터넷과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과 인터넷과 행동이 연결되는 행동 인터넷(Internet of Behaviors)이 빅데이터 관리기술을 통해 디지털 트윈이 구현되어야 한다. 또한 빅데이터 관리, 인공지능이 제조 현장에서 중요한 기능으로 발현(發現)되기 위해서는 기능 측면은 융합되어야 하고, 기술 측면은 통합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사용자 경험(UX-Design)은 행동 인터넷(IoB)을 통해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 제품,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포괄적 품질에 대한 총체적 경험을 말한다. 단순히 기능이나 절차상의 만족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지각 가능한 모든 면에서 사용자가 참여, 사용, 관찰하게 된다. 이렇듯 상호 교감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들이 데이터 관리를 통해서 새로운 가치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과거와 다른 전사적 품질경영(TQM)이 스마트팩토리 사고(Smartfactory Thinking)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경험을 사고 파는 시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설명하는 가늠자(Backsigh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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