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상반기 코스피를 달군 막판 이벤트는 SK바이오팜 청약 열풍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세로 자리한 바이오주에 걸린 기대와 SK그룹 자회사라는 배경, 마땅한 투자처 부재 등 여러 흥행 요소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탓에 기업공개(IPO)가 어려우리라는 우려를 딛고 이룬 성과라는 데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시선도 있다. 미국에서도 밀렸던 IPO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음반회사 워너뮤직이 이달 4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그러나 IPO를 통해 모두가 만족할 결과를 얻지는 못한다. 모두가 원하는 주식을 넉넉하게 나누기에 물량이 한정된 탓이다. SK바이오팜 청약 경쟁률은 예상대로 하늘을 찔렀다. 개인투자자는 323.01대 1, 기관 수요예측에서 835.66대 1을 각각 기록했다. 개인별로도 절대량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증거금에 비례해 주식을 배정받는다. 거액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아쉬움을 달래려면 상장 직후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투자 수요를 담아내는 IPO 상장지수펀드(IPO)가 투자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윤용자산(AUM)이 큰 상품은 퍼스트트러스트 사의 FPX(티커·13억1000만 달러)와 FPXI(1억3300만 달러)다. FPX는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돼 거래된 지 1000일이 지난 주식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을 담는다. 페이팔(6.3%), 써모피셔사이언티픽(4.7%), 피델리티내셔널인포메이션서비스(3.7%), 우버(3.6%), 일라이앤컴퍼니(3.4%) 등을 추적하고 있다. FPXI는 같은 기준이되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을 담는다. 쇼피파이A(4.5%), 메이퇀디엔핑B(4%), 애드옌(4%) 등을 가진다. 평균 투자 기간은 4년 정도다. 이날까지 두 상품의 순자산가치는 최근 1개월과 3개월 동안 FPX 5.2%와 36.6%, FPXI는 13.5%와 43.4% 각각 상승했다.
3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제일 나은 상품은 IPO다. 르네상스캐피탈 사에서 운용하는 ETF인데 상품명 자체가 `기업공개`다. 기본 운용 전략은 상장한 지 90일 이내의 종목을 매수해서 2년 이후 매도하는 것이다. 갓 지은 밥이 맛도 좋다는 전략이다. 주요 투자 종목은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스A(10.6%), 우버(8.6%), 핀뚜어뚜어 Sponsored ADR A(8.2%), 모더나(6.1%) 등이다. 순자산가치 상승률은 최근 1개월 12.7%, 최근 3개월 59.1%다.
이들 상품은 ‘신주(fresh stock)를 찾는 것은 투자자에게 훌륭한 대안’이라고 전략을 소개한다. 다만 이런 전략이 마냥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막상 상장한 이후 거품이 꺼질 수도 있다. 워너뮤직 주가는 상장하고 지난 25일까지 3주 동안 2.2% 올랐을 뿐이다.
·FPX: First Trust U.S. Equity Opportunities ETF
·FPXI: First Trust International Equity Opportunities ETF
·IPO: Renaissance IPO 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