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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지랩, 유증 참여 두고 손해배상 맞소송…주가는 나흘새 23%↓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뉴지랩(214870)은 전날대비 1.27% 내린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지랩 주가는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23% 넘게 빠졌다. 미국 자회사 뉴지랩파마를 설립하고 대사항암제 기술을 이전받아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호재에 힘입어 지난 4일 7% 넘게 올랐던 주가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
중국계 투자자 젠틀마스터리미티드 외 1인이 130억원 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뉴지랩은 폐쇄회로(CC)TV 카메라 제조업체 에치디프로가 지난해 말 최대주주 변경 후 지난 3월 사명을 바꾼 회사다. 지난 2016년부터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았던 에치디프로는 2017년 11월 중국 유미도그룹의 넥스트아이(137940)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1년 만인 지난해 말 다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고, 아레넬인터내셔널을 거쳐 최근 메이요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뉴지랩은 지난해 7월 젠틀마스터리미티드 등 4곳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증을 결정했다. 젠틀마스터리미티드는 넥스트아이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지난해 1월 실시한 25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증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실시한 100억원 규모 유증에는 참여하지 않아 회사측은 5차례에 걸쳐 납입기일을 변경하며 새로운 투자자를 찾았다. 새 주인을 맞으면서 회사는 이름도 바꾸고 가상현실(VR)과 모바일 디바이스 유통 등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젠틀마스터리미티드 등은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유증 대상을 바꾸면서 청약기회를 놓쳤다며 주가 상승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이에 뉴지랩은 젠틀마스터리미티드 등의 억지 소송으로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고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뉴지랩 관계자는 “젠틀마스터리미티드 측은 합의 하에 유증을 연기해 나중에 들어가려 했다고 주장하나 납입여부에 대한 대답이 전혀 없었다”며 “단기 악재를 빨리 털어버리고 준비하던 신사업들을 차질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잇단 경영권 분쟁에 기업 몸살…“막연한 주가 상승 기대 경계”
최대주주인 송승호 유에스알 대표와 2대주주이자 경영진인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피씨디렉트(051380)는 지난해 말 전환청구권 행사로 발행된 57만여주의 신주에 대해 무효확인 소송을 당했다.
제일제강(023440)도 지난 3월 최대주주 최준석 이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된 제3자배정 유증에 따라 발행된 신주 346만여주에 대한 무효 소송에 휘말렸다. 제일제강은 지난해 시장을 뒤흔들었던 보물선 ‘돈스코이호’ 사기사건의 신일그룹과 엮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7월 신일그룹의 전 대표 류상미씨와 최용석씨는 제일제강 지분 17.3%를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한 달여 만에 대금 미지급으로 인해 계약이 해지됐다.
라이트론(069540) 레드로버(060300) 유테크(178780) EMW(079190) 피앤텔(054340) 등도 지난 5월 이후 경영권 분쟁 소송 사실을 공시를 통해 밝혔다. 통신장비 제조업체 라이트론은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과 함께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리면서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대표이사 변경이 3차례나 이뤄진 레드로버는 경영악화로 지난해 영업손실 240억원을 기록하는 등 올 1분기 말 기준 결손금이 744억원에 달한 상황이다. EMW도 전 대표와 임원이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회사의 경영악화와 무관하게 경영권 분쟁 이슈를 이용해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지분 확보 경쟁이 일어날 수 있어 그 틈에 비싼 가격에 주식을 넘기겠다는 것. 실제 유테크의 경우 경영권 분쟁 소송을 공시한 이후 7거래일 만에 주가가 52% 넘게 급등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권 분쟁이 있기에 막연히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코스닥 기업의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오히려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상존하기에 기업별로 경영상황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