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태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 상무는 지난 4월 말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반도체 호황과 디스플레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S9+(플러스)의 선전에 힘입어 매출 60조5600억원, 영업이익 15조64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직후였다.
중국 기업들의 파상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1위’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문의 위기가 지난 2분기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제품 모듈화 등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LG전자(066570) 역시 좀처럼 사업 부진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갤럭시 노트9’과 ‘V40’ 등의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있지만 난관을 타개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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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6일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58조원, 영업이익 14조8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FN가이드 실적 컨센서스 매출 60조555억원, 영업이익 15조2704억원을 밑돈 수치다.
2분기 어닝쇼크는 삼성전자 연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IM(IT&모바일) 사업부문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시 부문별 수치를 공개하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IM사업부문이 당초 영업이익 예상치 2조6000억원에 못미치는 2조3000억~2조4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4조6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0% 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는 갤럭시S9 시리즈 판매가 1분기보다 확연히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까지 출하된 갤럭시S9 실판매가 부진해 2분기 말 상당한 재고 및 출하 조정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판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갤럭시S9 외 제품 판매량 감소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LG전자, G7 씽큐에 기대했지만..
상황이 좋지 않기는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지난 6일 매출액 15조177억원, 영업이익 7710억원의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으나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영업손실 규모는 1분기 1361억원보다 확대된 1500억원대까지 추정되고 있다.
LG전자는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7 씽큐’의 출시 시기를 예년보다 늦추고, 글로벌 아이돌 스타 방탄소년단(BTS)을 광고모델로 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G7 씽큐의 일일 판매량이 1만대를 밑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美·中 사이에 낀 韓스마트폰..“어찌하오리까”
한국을 대표하는 두 스마트폰 제조사의 2분기 실적 부진은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 어느 곳에서도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특히 장기간 우세한 지위를 유지해 온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국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공격이 거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21%로 1위를 유지했으나, 4분기 점유율은 애플의 18.6%보다 낮은 17.9%를 기록했다. 지난 5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순위에서는 한달만에 애플 아이폰8이 삼성 갤럭시S9+를 누르고 1위에 재등극했다.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점차 확대해가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달 말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Honor)의 중남미 진출을 넓혀가고 있다. 5월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에서는 애플과 삼성 제품을 제외한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4대 제조사 제품이 10위권 내 5개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보다 내년 실적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9 판매는 부진하지만 재고가 크게 상승하는 상황은 아니며 2015년부터 연 10조원대 손익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전면지문인식과 트리플 카메라 등 신기술 도입이 예상되는 갤럭시S10과 폴더블폰 출시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