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무릎을 구부릴 때, 앉았다 일어날 때 ‘뚜둑’하는 소리가 나면 무릎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 경우 대부분은 단순히 소리만 나고 무릎 건강에는 무관한 사례가 많아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관절 주위를 지나는 인대나 힘줄이 관절면의 뼈 연골 모서리나 볼록한 부분과 마찰을 일으키거나 미끄러지면서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릎 소리가 지속되거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관절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실제 힘찬병원 조사 결과,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환자 10명 중 1명은 무릎에 문제가 생긴 경우였다. 무릎에서 소리와 더불어 통증이 동반된 경우로 연골 손상과 마모, 추벽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딱딱’, ‘사각 사각’ 느껴지는 소리는 무릎 이상 시그널
무릎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 중 ‘딱딱’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있다. 평소 무릎 통증이 있고, 무릎에 손을 대고 관절을 움직일 때 마치 뼈가 부딪히는 듯한 ‘딱딱’ 소리를 손으로 느낄 수 있다면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졌을 때, 연골이 벗겨져 노출된 뼈가 마주치는 현상에서 발생되는 소리로 연골이 마모되었을 우려가 높다.
이수찬 힘찬병원 원장은 “소리를 동반하는 무릎질환은 결국 연골 기능을 저하시켜 퇴행성 관절염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조기에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각사각’ 눈 밟는 듯한 소리가 나는 무릎 질환도 있다. 바로 연골 아래 측 뼈가 부분적으로 괴사하면서 관절 연골이 떨어져 나가는 질환인 박리성 골연골염(OCD)이다. 박리성 골연골염은 무릎뼈의 조각이 떨어져 나가며 관절 사이에 끼어 ‘사각사각’ 소리가 나게 된다.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무릎에 소규모의 외상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서 관절 연골을 지탱해주는 뼈(연골하판)에 미세한 골절들이 축적되면서 생기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심한 운동을 장기간 계속했을 때 생기는 경우도 많다.
박리성 골연골염은 전형적인 증상은 없으나 ‘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와 무릎이 삐걱대며 넘어질 듯한 느낌이나 무릎 안에서 무언가 떠다니는 느낌이 든다. 대개 연골편이 떨어지기 이전에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정해 환부가 그대로 굳어지도록 유도하는 치료를 한다. 그러나 연골편이 떨어져 나가 없어지거나 결손 부위가 크면 환자 나이를 고려해 연골 성형술 또는 자가 연골 이식술 등의 수술 치료를 한다.
◇ 젊은 무릎도 소리가 날 수 있어
청소년이나 스포츠 활동이 많은 30대 이하 젊은 층이 주의해야 하는 무릎 소리도 있다. ‘끄르륵’ 끌리는 듯한 소리로, 추벽증후군의 신호일 수 있다. 추벽은 태아 때 형성되는 무릎 속의 부드럽고 얇은 막이다. 태아 4~6개월쯤부터 퇴화하기 시작해 일반적으로 생후 6개월 이후에는 사라지나, 국민 셋 중 한 명 정도는 추벽을 갖고 있다. 대부분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간혹 극심한 운동이나 무게 압박 등으로 인해 추벽이 외상을 입어 부어오르면서 연골면을 손상시키고, 이로 인해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막이 관절에 끼면서 ‘끄르륵’ 마찰음과 통증이 생긴다.
이수찬 원장은 “운동 중에 무릎에서 소리와 함께 통증 느껴진다면 즉시 무릎에 무리를 가하는 동작을 멈춰야 한다”며 “추벽증후군은 징후를 잡기 어려워 환자는 통증을 호소하나 원인 불명으로 치부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게 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층은 ‘우두둑’ 손가락 관절을 꺾는 소리와 시원한 느낌을 즐기기도 하는데, 이 역시 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피해야 하는 소리다. 관절을 이루는 연골은 활액막에 싸인 채로 서로 맞물려 일종의 진공 상태를 이룬다. 관절을 구부리면 관절 사이가 약간 벌어지는데 이때 음압이 풀리면서 ‘뚝’ 소리가 나게 된다. 적당한 관절 꺾기는 뭉친 관절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효과가 있으나, 과도하게 관절을 꺾을 경우 손가락 주변의 관절낭이 과증식 되어 연골 손상이나 관절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관절을 꺾는 순간 통증이 수반된다면 관절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병원을 찾아 정확히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