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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둘째주(3월12일 기준) 하남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41%로 서울 강남4구(0.08%)보다 5배 많이 뛰었다. 직전주(0.69%)에는 2015년 4월 첫째주(0.82%) 이후 3년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전체 시·군·구를 통틀어 하남시가 2주 연속 집값 상승률 1위 자리를 지켰다.
풍부한 개발 호재가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강남권 마지막 신도시인 위례신도시(학암동)와 쾌적한 주거 환경을 자랑하는 미사강변도시(선동·망월동) 조성이 모두 막바지 단계에 와있고, 신세계의 대형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 등 생활편의시설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주거 여건은 크게 개선됐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하남선 복선전철)은 물론 9호선 연장, 위례~신사선 연장 등 교통 호재들이 대기 중이다.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례신도시와 하남미사강변도시에 위치한 단지들을 중심으로 집주인들은 인접해 있는 서울 강동구, 성남시 분당·판교와의 집값을 기준으로 너도나도 호가를 높이고 있다. 위례신도시에 자리한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 전용 85㎡는 이번 달 9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최근에는 11억5000만원 이상을 부르는 물건까지 등장했다. 시세보다 2억원이나 비싼 ‘집주인발’ 허위 매물인 셈이다. 학암동 W공인 대표는 “매물은 많지만 실제 거래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며 “매수 희망자에게 분양가(4억6000만원대)를 얘기하면 바로 전화를 끊는다”고 말했다.
망월동 미사15단지(미사강변파밀리에) 전용 85㎡는 지난달 6억원대 초반에 팔렸지만 이달 들어 6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호가는 7억원 이상으로 뛰었다. 망월동 M공인 대표는 “실제 거래가격이 지난달보다 수천만원 오르니까 집주인들도 호가를 2000만~3000만원 이상 상향조정하고 있다”며 “매매 계약 직전에 가격을 수천만원 올려 거래가 깨지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문제는 최근의 호가 상승이 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하남시 집주인들의 눈높이가 인접한 서울 강동구 고덕·명일동 일대나 분당·판교신도시 집값에 맞춰져 있어 실제 시세와 호가 차이가 너무 크다고 하소연했다. 공인중개사들이 이 가격에는 팔리지 않는다고 매도자에게 설명해도 고집을 꺾지 않는 상황이다.
학암동 M공인 관계자는 “미사강변도시 집값이 좀 올랐다고 하면 집주인들이 앞다퉈 호가를 올리고 있어 가격 동향 뉴스가 나오는 게 두렵다”며 “거둬들였던 물건이 며칠 후에 3000만~5000만원 더 높은 호가에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