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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최저임금, 더 가난한 사람 위해 덜 가난한 사람 쥐어짜는 것"

김재은 기자I 2018.01.15 05:00:01

원희룡 제주지사 "문재인 정부, 안정적 국정운영…양극화·비정규직 `잘한다`"
최저임금, 공무원 증원, 외교안보는 마이너스 요인
지방분권 의지, 작은 것부터 틈틈히 보여달라 `주문`

원희룡 제주지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제주특별자치도청 서울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최저임금 문제는 지금 수박이 통째로 나오는데 땅콩만 쥐어짜는 식이다. 덜 가난한 사람의 부담으로 더 가난한 사람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했다. 경제주체들은 휴머니즘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경제논리로 움직인다. 문 정부가 너무나 캠페인성으로 접근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문재인 정부가 과거 집권경험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 국정운영과 비정규직, 청년실업, 양극화 등의 문제에 진정성 있게 접근하는 부분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저임금을 비롯해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 외교안보 부분을 마이너스(감점)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가 공무원 수를 늘려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은 재원이 들어가는 만큼 5년뒤, 10년뒤 경제구조가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정책인지 회의적이라고 했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 공무원 일자리 창출에 있어 다급함과 진정성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게 해법이 될 수 없다”며 “당장 링겔주사를 한 번 맞을 수 있지만, 환자가 링겔을 맞으면서 평생 살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르다. 그는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뿌리내리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며 “만약 맞짱토론을 한다면 반론을 가하고,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외교안보나 정치에서는 대결적이고 민족주의적이며, 도덕적 우월의식과 역사적 사명감 과잉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부분은 참여정부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원 지사는 “심하게 말하면 ‘운동권 정부’라고 하는 이유가 운동권 인사가 있어 그런게 아니라 사고방식이 그렇다”며 “야당과의 협치나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에서 본색과 부딪치는 한계를 정치캠페인으로 포장하는 게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중국·일본 등과의 관계에서도 이런 정권의 본색을 드러내며 부딪치다가 감당이 안되는 상황이 되면 어정쩡하게 봉합되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이다.

그는 “의도가 좋았다고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런 식이면 자본주의가 망하고, 사회주의가 승리했어야 한다”며 “현실은 서로 상대적인 것이고,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대응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남북문제에선 “북핵문제 해결이라는 목표치가 매우 불분명하다”면서도 “비핵화를 목표로 한 대화는 어떤 경우든 옳다고 생각한다. 그 자체를 가지고 의심하고 비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수장인 원 지사는 문재인 정부가 과거정부에 비해 지방분권 의지가 높다고 했다. “핵심은 재정과 입법이다. 대부분 규제입법인 만큼 과감히 이양하겠다는 게 필요하다. 막연히 개헌때 하겠다는 게 아니라 현재도 대통령 의지로 얼마든지 관철시킬 수 있다. 평소 작은 것부터 실천의지를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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