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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를 통해 P모 회사에 이력서를 낸 A씨는 며칠이 지나 합격 전화를 받았습니다. P사 직원이라고 밝힌 전화 상대는 급여계좌와 ID카드 등록에 필요하다며 A씨가 거래하는 은행의 계좌번호를 요구했죠. 이어 “회사 보안상 체크카드를 이용해 출입증을 만든다”며 체크카드를 택배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구직사이트에 등록된 P사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올려놓은 유령회사였고, A씨의 통장은 보이스피싱 범죄단의 대포통장으로 사용됐습니다.
위 사례는 금융감독원이 밝힌 보이스피싱 실제 피해 사례입니다. 날로 진화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수법 중 하나죠.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의 고전 수법이라 불리는 ‘정부기관 사칭형’은 2015년 2만890건에서 2016년 8643건으로 약 60%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검찰입니다. OO씨 맞으십니까?” 등의 전화를 주의해야 한다는 대국민 예방 교육이 빛을 발한 덕분이기도 하죠. 이에 사기단들이 새로운 수단을 찾기 시작하면서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이 2015년 3만6805건에서 2016년 3만7105건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1919억원입니다. 피해건수로는 총 4만5748건으로 하루에 125건씩 발생한 셈입니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습니다. 지능화·정교화하고 있는 보이스피싱에 대처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다양한 실제 피해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람저축은행 직원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금융사 명칭을 사용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경우입니다. 보이스피싱범은 ‘보람저축은행’이라는 허위의 금융사 명칭을 사용해 홈페이지를 만들고 회사 직원을 사칭했죠. 이후 피해자에게 접근해 대출을 해주겠다며 보증금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하라고 권유했습니다. 피해자는 “홈페이지에 기재된 번호로 전화를 하면 B씨가 전화를 받아 믿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고금리 대출 받고 있으시죠? 저금리 대출로 바꾸세요.”
은행연합회 직원을 사칭해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던 피해자에게 햇살론 등 저금리 대출상품으로 바꿔주겠다고 접근한 경우입니다. 보이스피싱범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올라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고 피해자를 속여 대포통장 계좌에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하고 이를 가로챘습니다.
◇“비트코인으로 수수료 내세요”
대환대출을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수수료 명목으로 비트코인을 요구한 사례입니다. 보이스피싱범은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과거 연체기록을 삭제해야 한다며 수수료 명목으로 편의점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해 보낼 것을 요구했습니다. 피해자는 보이스피싱범의 말에 따라 한 편의점에서 24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 선불카드를 구매했고 영수증을 사진찍어 사기범에게 보냈죠. 사기범은 영수증에 있는 비밀번호를 이용해 비트코인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현금화한 뒤 잠적해 버렸습니다.
◇“예금을 인출해 안방 서랍장에 보관하세요”
경찰관을 사칭한 전화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예금을 모두 인출해 안방 서랍장에 보관하라”고 요구한 경우입니다. 인출 금액을 송금하거나 이체하지 않아 보이스피싱 범죄라고 생각하지 못한 피해자가 방심한 사이 보이스피싱범은 피해자의 자택에 침입해 절도를 감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