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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미세먼지 기술로 잡고, 시민정신으로 줄이고

박진환 기자I 2016.07.28 06:00:00
최근 신문 지상에 오르내린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폭스바겐 사태인 듯 싶다. 폭스바겐이 배기가스와 소음 시험성적서를 조작했다는 정부 발표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설마 폭스바겐이 시험성적서를 위조했겠냐’고 믿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폭스바겐이라는 독일 회사의 명성과 독일인들이 가지고 있는 과학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감안할 때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것이다. 주 이슈는 자동차 배기가스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이어서 인체에 유해하다는 점이다.

미세먼지란 지름이 10μm 이하 크기의 미세입자(particulate matter)로 보통 PM10이라고 부른다. 이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화력발전소 등을 통해 배출되며, 중국의 황사나 심한 스모그 때 날아오는 크기가 작은 먼지도 포함한다. 지름이 2.5μm 이하의 미세먼지를 초미세먼지라 하며 이를 PM2.5라고 한다. 대기로 배출된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은 초미세먼지 입자로 바뀌기도 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탄소알갱이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또 많은 연구자들은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환경부는 1995년 1월부터 PM10 이하의 미세먼지를, 작년 1월부터는 PM2.5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대기오염물질로 규제하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정부간 위원회 5차 보고서를 토대로 국립환경과학원은 중국의 PM2.5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다가 2022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중국의 산업화가 계속될 경우 PM2.5의 배출량은 2050년까지 증가하고, 2055년경에야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산업의 발전이 가져오는 환경문제의 해결책을 우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답은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The Witness’에 나오는 미국의 아미쉬 마을과 같이 산업화를 거부하거나, 또는 과학기술과 시민정신의 함양에서 찾아야 한다. 전화, 컴퓨터, 전기마저 쓰지 않고 마차를 고집하는 아미쉬 마을의 1800년 대의 생활에서 우리는 근검한 시민정신을 배워야 한다. 아울러 최근의 자료에 의하면 질소산화물을 처리하는 데 매우 효율적인 플라즈마 연소기가 출연연에서 개발됐다. 정부는 하루빨리 이와 같은 연소기를 경유차, 선박, 화력발전소 등에 시범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즈음 하루가 멀다 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이를 대응하기 위한 사드 미군 부대 설치 결정에 국민의 여론이 다양하다.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 환경문제 또는 안보 문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할 수는 없다. 한동안 시끄러웠던 수입우 광우병 문제나 천성산의 도룡뇽 문제를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제가 된 차량을 싸게 판다고 해서 오히려 판매대수가 올라가는 일이 국내에서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겉으로는 유사하나 성능이 미달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장착을 철저히 거부하는 시민정신의 함양에도 힘써야 한다. 지난 12일 발표된 환경부의 폭스바겐 판매금지 및 리콜 결정을 환영한다. 지금부터라도 미세먼지 문제의 핵심을 근본적으로 규명하고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해결방안을 찾아 우리의 행복지수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지구의 환경을 개선해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무한한 책임이라는 것을 한시라도 잊지 말고 하루 빨리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장>

미세먼지 대책 논란

- '미세먼지 주범' 노후 건설기계, 매연저감장치 부착 의무화 - 노후 경유차 수도권 운행제한…초미세먼지 28% 줄인다 - '서울 미세먼지 주범' 경유 관광버스 CNG버스 보조금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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