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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호재 '경기 남부권' 아파트 4만5천가구 쏟아진다

이승현 기자I 2016.03.08 05:3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 강남에 직장이 있는 김수연(39)씨는 올해 내집 마련을 고민 중이다. 올해 지금 살고 있는 서울 신림동 전셋집을 한차례 연장 임대 계약했지만 기간을 한차례 연장했지만 이제는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생각하고 있는 집 장만 예산은 3억원 선으로, 강남 출퇴근이 가능하면서 가격이 합리적이고 생활 여건이 좋은 경기 남부권 신도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연초부터 ‘공급 과잉 우려가 있다’, ‘대출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들리면서 집을 사는 게 맞는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추위가 풀리고 본격적인 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분양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경기 남부권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만 4만 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내집 마련 실수요자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이 중에서 주요 신도시가 조성 중인 평택과 화성, 시흥은 각종 개발 호재가 겹치면서 아파트 분양도 풍성하다.

◇개발 호재 만발 평택·화성·시흥에서 2만 가구 분양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기 남부권에서 공급되는 새 아파트는 54개 단지 4만 5385가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 8367가구보다 6.1%(2982가구) 줄어든 것이지만 지난해 역대 최대 물량이 풀렸던 것을 고려하면 만만찮은 공급이다.

지역별로는 평택이 △6개 단지 8137가구로 분양 물량이 가장 많다. 이어 △화성 11개 단지 7738가구 △안성 5개 단지 4960가구 △시흥 5개 단지 4318가구 △하남 6개 단지 4146가구 등 총 5개 지역에서 4000가구가 넘는 물량이 공급된다.

이 중 평택과 화성, 시흥은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는 곳으로 각종 개발 호재가 많다. 소사벌택지지구·용죽도시개발지구·고덕국제신도시 등이 택지 개발에 들어간 평택의 경우 수서발 고속철도(SRT) 지제역이 오는 8월 개통 예정이고, 내년에는 삼성 고덕산업단지 조성과 미군기지 이전 등이 계획돼 있다.

동탄2신도시와 송산신도시가 개발 중인 화성은 수서발 SRT 동탄역이 내달 중으로 임시 개통을 앞두고 있어 분양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또 2020년까지 화성 유니버셜스튜디오가 조성되는 것도 호재다. 배곧신도시가 조성되는 시흥 역시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2018년 개교 예정이고, 복선전철인 소사~원시선도 같은 해에 개통될 전망이다. 이들 세 지역 모두 지난 한해 인구 유입이 이뤄지면서 인구가 각각 1만여명과 5만여명, 3600여명씩 늘었다.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화성의 올해 1분기 현재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61만원으로 2014년 말(779만원)보다 10.5%(82만원) 올랐다. 시흥과 평택 역시 같은 기간 동안 각각 8.5%(60만원), 9.9%(62만원)씩 가격이 뛰었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경기 남부권은 신규 택지지구 조성과 수서발 고속철도 개통, 대기업 산업단지 조성 등의 대형 개발 호재로 꾸준히 인구가 유입되고 있어 분양시장도 실수요와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수요 측면에서는 올해 계획된 공급량을 소화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단지별 양극화 전망…“입지·분양가 등 따져봐야”

문제는 수요자들의 심리적인 불안감이다. 연초부터 공급 과잉 우려와 대출 규제 등으로 시장이 얼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택과 화성은 지난해 말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시장 침체의 신호탄이 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곳이기도 하다.

분양업체들은 경쟁력 있는 분양가로 수요자들의 마음을 돌린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 시흥 배곧신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중흥건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분양가를 지난해 수준에 맞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들 역시 보수적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평택에서 분양한 ‘비전 아이파크 평택’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를 지난해 주변 지역의 900만원대 후반보다 저렴한 934만원으로 책정해 시장 침체 속에서 2.26대 1의 평균경쟁률로 순위 내 청약 마감하는 성과를 올렸다.

분양업계에서는 8~10일까지 진행되는 비전 아이파크 평택의 계약에서 어느 정도 계약률이 나오는 지가 상반기 분양시장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고,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또 어느 지역이든 지난해처럼 조기에 판매가 완료되긴 어렵다고 판단, 장기간 판매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 보면 평택에선 대우건설이 3월과 6월에 평택 비전 2차·3차 푸르지오를 공급하고, 동문건설은 칠원동에 3800여가구 대단지 공급 계획을 잡고 있다.

동탄2신도시에 공급이 집중된 화성에서는 GS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의 분양 대전이 펼쳐지고, 시흥 배곧신도시에서는 중견건설사의 대표주자인 중흥건설과 호반건설이 비슷한 시기에 한판 승부를 벌인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분양시장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인기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지역 내에서 아파트 단지 경쟁력에 따라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내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은 분양가·입지·단지 및 평면 설계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향후 미분양에 따른 손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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