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내 대기업들의 M&A(인수합병)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였던 글로벌 투자은행(IB)과 PEF들이 이번에는 국내 ‘앱(App·어플리케이션 약자)’을 공략하고 있다.
사모펀드들의 앱 투자는 국내 벤처업계에서 새로운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골드만삭스PIA(골드만삭스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와 미국의 세계적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 등이 벤처캐피탈(VC)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과거 벤처 투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PEF들도 이제는 ‘열공모드’에 돌입하며 신규 투자처로 낙점한 상태다.
◇글로벌 PEF들은 O2O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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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IT 분야 정보 매체인 ‘테크 크런치(Tech crunch)’가 처음 언급한 용어다. 현재는 그 의미가 확장돼 O2O(Online to Offline)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서비스를 총칭한다. 국내에서 O2O가 2014년 중반부터 온·오프라인 커머스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돈이 될 것 같은 곳에는 자본의 성격을 구분하지 않고 돈이 몰리기 마련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AirBnB) 등 O2O기업들에 벤처캐피탈들은 물론 뮤추얼펀드들까지 가세하며 순식간에 기업가치를 수 십조원까지 키워놨다.
◇왜 직방·배달의 민족인가?
국내 O2O기업에 해외 자본의 베팅은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학습효과’를 맛본 것이 결정적이다. 직방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던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이들의 투자는 글로벌 기업의 성공사례에 비춰 국내 1등 업체들이 선별 기준이 됐을 것”이라며 “직방과 배달의 민족은 국내 1위 업체라는 점이 투자결정에 직접적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골드만은 미국의 1위 배달앱인 그럽헙심리스에 투자해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이어 “O2O기업은 앱이라는 채널을 활용할 뿐 오프라인 기반이 구축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며 “단순히 온라인에서만 모든 거래가 종료되는 앱과는 달리 O2O기업들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면 진입장벽이 구축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O2O기업은 성장기 기업 투자를 주로 하는 PEF의 투자 성격과도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한국시장이 O2O기업들이 성장하기 좋은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점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높은 모바일과 인터넷 보급률 △대도시만큼 높은 서울의 인구 밀집도 △선진국 수준의 다양한 오프라인 서비스 등은 O2O기업의 성장성을 낙관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新벤처생태계 조성에 ‘긍정적’
글로벌 자금들이 뛰어들면서 하나의 회수(Exit) 시장이 늘어남과 동시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았다. 직방의 기업가치는 골드만삭스가 투자하면서 2년만에 7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초기 투자에 참여했던 VC들은 소위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중간 회수(Exit) 시장이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이다. 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PEF가 벤처캐피탈 영역으로 들어온다면 경쟁이 치열해지는 효과보다는 코스닥 상장 외에는 방법이 많지 않았던 회수 시장이 더 늘어나는 효과가 생겨난다”며 “초기에 투자했던 VC로선 환호할 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국내 시장에만 국한할 경우 기업가치 증대에 한계가 있는 반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요주주가 되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게 되고 추가 성장의 기회를 엿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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