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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 '고담시의 자경단' 77주년 맞은 배트맨

유근일 기자I 2016.01.17 06:30:30

오는 3월 DC코믹스 확장 세계관 '배트맨 vs 슈퍼맨' 개봉
DC코믹스에는 배트맨, 마블에는 아이언맨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백만장자이자 천재 발명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초능력이 아닌 최첨단 기기로 지구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

이 정도 설명이 나온다면 모두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캐릭터는 크게 둘로 나뉠 겁니다. 박쥐 가면에 망토를 두른 고담시의 히어로 ‘배트맨’과 붉은 색의 강철 옷을 입은 ‘아이언맨’이야 말로 우리 시대 최고의 ‘갑부’ 영웅들입니다.

이들은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도시를 지키는 영웅이지만 가면을 벗었을 때는 모두 초대형 기업의 사장이기도 합니다. 배트맨의 본모습인 브루스웨인은 고담시에 본사를 둔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대표이며,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군수회사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대표입니다. 이들이 소유한 회사는 배트맨과 아이언맨이 영웅의 모습을 지킬 수 있도록 하이테크 갑옷과 전용 자동차 등을 만드는 무기 공장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 두 영웅은 미국의 양대 만화 제작사인 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의 현재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배트맨이 슈퍼맨, 원더우먼 등이 즐비한 DC코믹스에서도 최고의 인기 영웅이라면, 아이언맨은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등을 제작한 마블코믹스를 대표하는 영웅이 됐습니다. 초창기까지만해도 배트맨과 아이언맨은 그저 ‘돈이 넘쳐나는 영웅’에 불과했습니다. 배트맨은 DC코믹스 내에서 슈퍼맨과 원더우먼을 넘는 인기를 끌고 있고, 아이언맨은 ‘판타스틱 4’ 등 연이어 개봉한 작품 속에서 사실상 주인공과 다름없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들 영웅들은 어떤 변화를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요.

오늘 먼저 알아볼 영웅은 올해로 탄생 77주년을 맞은 ‘고담시의 자경단’ 배트맨부터 입니다.

DC코믹스가 2014년 발표한 배트맨 탄생 75주년 기념 로고 (사진=DC코믹스 캡쳐)
배트맨의 첫 등장은 1939년 DC코믹스의 월간 만화 잡지 ‘탐정 코믹스(Detective Comics)’ 27호를 통해서였습니다. 1938년 처음 등장한 DC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슈퍼맨’보다 다소 늦은 등장입니다. 배트맨은 탄생부터 슈퍼맨을 비롯한 다른 영웅들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행성 크립톤에서 지구로 보내졌을 당시부터 숨겨진 힘을 가지고 있던 슈퍼맨과는 달리 배트맨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간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물론 브루스 웨인이 평범한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부를 가졌다는 점에서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1966년 개봉작 ‘배트맨’ 영화에 등장하는 배트맨과 로빈의 모습 (사진=유튜브)
초창기 만화에서 ‘박쥐 가면을 뒤집어 쓴 부자 영웅’이라는 컨셉을 유지하던 배트맨은 1989년 팀버튼의 영화로 획기적인 변화를 맞게 됩니다. 이전까지의 밝은 느낌의 배트맨과는 달리 어두운 고담시와 고뇌하는 재벌 브루스웨인이라는 이미지는 팀버튼의 배트맨부터 시작됩니다. 2008년 개봉해 아카데미 시상식 8개 부문을 휩쓸었던 배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의 어두운 분위기 역시 팀버튼의 배트맨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됩니다. 토미 리 존스와 짐 캐리가 각각 투페이스와 리들러 역할로 분했던 ‘배트맨 포에버’, 우마 써먼과 알리시아 실버스톤이 각각 포이즌아이비, 배트걸 역할로 분한 ‘배트맨과 로빈’과 같은 비교적 밝은 작품들도 팀버튼의 배트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배트맨과 로빈은 지나치게 코미디를 강조하면서 배트맨 실사 영화 시리즈 중 최악의 흥행(2억3800만달러)을 거두고 맙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2000년대 들어 연출한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라이즈’ 3부작에 이어 DC코믹스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합니다. 배트맨과 슈퍼맨이 하나의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배트맨과 슈퍼맨은 오는 3월 24일 개봉하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라는 작품을 통해 맞붙게 될 예정입니다.

오는 3월 개봉하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영화 포스터 (사진=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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