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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시·공간에서 일세를 풍미한 인물들의 열전(列傳)이자, 생식기 제거라는 극형을 당하면서도 불후의 걸작을 완성한 저자 사마천 또한 그 누구 못지않은 강한 신념으로 한평생을 보낸 이다.
사기 속 수많은 인물처럼, 금융권의 대표적 ‘스타 CEO’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에겐 어떠한 일생의 신념이 있을까.
상사맨을 꿈꿨던 황 회장이 금융을 일생의 업(業)으로 삼고 지금까지 걸어온 것은 우연한 기회에 접한 선진 국제금융 때문이다. 그들의 철학과 방식을 보고 배우며 자연스레 우리도 선진금융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꿈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이 생겼다. 그 후 30년 삼성그룹과 은행을 거쳐 금융투자업계로 돌아온 황 회장은 아직도 미완의 길을 가고 있고, 아쉬운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우리 금융시장은 미국·중국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유로달러시장을 개척한 영국이나 모든 법·제도를 금융에 맞춰 키워낸 싱가포르처럼 분명한 비전을 갖고 가야 하는데 아직 제대로 된 장기목표조차도 설정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우리 금융업은 발 앞에 우물이나 지뢰가 있는지 쳐다보고 다니느라 눈을 들어 밤하늘을 별을 바라보는 습관조차 없어졌는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민·관이 금융업의 장기 비전을 풀어놓고, 이벤트성이 아닌 밑바탕이라도 지금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사기를 읽으면 옛이야기가 다시 살아서 들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