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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공개하는 주택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에서 20억원이 넘는 단독주택 거래 건수가 지난해부터 부쩍 늘어났다. 2010년 97건, 2011년과 2013년에는 100건을 넘기기도 했지만, 지난해는 212건으로 다른 해에 비해 두 배 정도 증가했다. 올해도 매달 평균 30건, 많게는 48건까지 매매가 이뤄져 5월 말 누계 20억원 이상 단독·다가구 주택 거래량이 148건에 달한다.
20억원이 넘는 노후 고가 단독주택 거래가 가장 활발한 곳은 서울 강남구로, 대치·삼성·논현·신사·역삼동 등에 몰려 있다. 덩치가 큰 것도 상당수다.
지난 4월 대치동에서는 연면적 1279㎡ 규모의 단독주택이 70억원에 팔렸다. 1979년 준공된 낡은 주택이다. 앞서 2월엔 역삼동에 있는 연면적 311㎡밖에 안되는 단독주택이 6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983년 준공된 건물로, 건물은 작지만 대지면적이 620㎡로 큰 편이어서 고가에 팔린 것이다.
신동성 원빌딩 부동산법인 팀장은 “강남지역은 한전부지 개발 계획 등으로 상권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근린생활시설로 신축해 임대 수익을 올릴 요량으로 노후 단독주택을 매입하려는 투자 수요가 늘면서 시세도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건물 매입 후 신축 때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은 상당하다. 2012년 논현동 상가주택을 27억 2000만원에 사들여 5층짜리 근린생활시설로 신축한 L씨는 최근 이 건물을 41억 8000만원에 팔았다. 건축비와 각종 세금을 공제하더라도 L씨의 통장엔 10억 정도가 쌓였다.
2013년 9월 신사동에 있는 지하 1층~지상 2층짜리 단독주택을 매입한 임대사업자 K씨는 지난해 이 부지에 지하 2층~지상 5층 근린생활시설을 지어 현재 상가 임대를 주고 있다. 그가 이 건물 임대로 버는 수입은 보증금 2억 1500만원에 월세 1286만원이다. 기존에 보증금 1억2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의 ‘반전세’(보증부 월세)를 주던 것과는 수입 차이가 비교가 안된다. 초기 투자 비용에 건축비 등을 모두 포함해도 연간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6.28%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150~250%)에 들어선 이 건물은 연면적이 467㎡로 용적률 199%를 적용받았다. 2종 전용주거지역에 위치했다면 용적률이 100~150%로 떨어져 이 정도의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신축 목적으로 노후주택을 매입하기 위해선 용도지역 및 용적률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신동성 팀장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용적률 규제가 엄격하지 않아 단독주택이라도 층수가 높은 것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주변 건물들이 4층이라고 해서 신축 때 그 층수로 모두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조언했다.
노후 단독주택의 신축 투자가 유행하면서 최근엔 적당한 매물 찾기가 어려워졌다. 김혜현 센추리21코리아 기획실장은 “매물이 많지 않고 시세도 올라 수익성을 담보하기 힘들 수 있다”며 “무작정 연예인들이 성공한 재테크라고 따라할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