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뉴스테이 사업이 건설사의 신용등급 하락 우려에 발목이 잡힐 처지에 놓였다. 몇몇 건설사들은 올 들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거나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뉴스테이 사업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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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는 정기평가에서 GS건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KCC건설은 A에서 A-로, 한신공영(004960)은 BBB에서 BBB-로 각 한단계씩 낮췄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A+)과 SK건설(A)에 대해서는 신용등급은 유지한 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계룡건설산업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단계 내렸고, 나이스신용평가는 KCC건설과 계룡건설(013580)산업, 한진중공업(097230)의 신용등급을 한등급 하향 조정했다.
주요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함에 따라 정부의 뉴스테이 사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뉴스테이 사업은 건설사가 일정 지분을 투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사업이 진행되는데, 세입자가 낸 보증금이 SPC의 부채로 잡히고,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연결재무제표를 적용하면 이 부채는 모회사인 건설사의 부채비율에 포함된다. 뉴스테이 사업을 확대하면 할수록 건설사의 부채비율이 높아져 수치상 재무 상태가 악화되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신용등급 하락의 요인이 되고, 또 다시 회사채 발행금리와 기업어음(CP) 할인율 상승 등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져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의 신용등급이 좋은 상황이라면 일정 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감내할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얘기가 다르다”며 “이 부분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뉴스테이 사업 참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SPC 부채의 모회사 연결 여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줘야 건설사들이 부채가 연결되지 않는 선에서 지분 투자를 하고 뉴스테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며 정부의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