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기업의 기세가 놀랍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지난 19일 공모가(64달러)보다 38%나 급등한 93달러 89센트로 주식이 첫 거래되면서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 시가총액(2314억 달러)은 아마존닷컴과 이베이를 합친 것보다 많아졌고, 페이스북을 제치고 전 세계 인터넷기업 가운데 구글에 이어 2위가 됐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정보기술(IT)업체 가운데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4위다. 알리바바 시가총액은 또 그동안 아시아 최고 IT기업으로 군림해온 삼성전자를 제침으로써 한국 기업들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입증된 알리바바의 약진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로 불리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이 분야 선발주자인 미국의 ‘TGIF’(트위터·구글·아이폰·페이스북)’를 본격적으로 따라잡기 시작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바이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중문 검색엔진을 운영하며 구글에 맞서고 있고, 텐센트는 미국 인터넷 회사 7곳의 지분을 인수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매출로도 이베이·아마존을 압도했다. BAT는 최근 영화산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 중 알리바바는 중국 최초 민영은행 허가를 따내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BAT의 대한(對韓) 투자도 거침이 없다. 텐센트는 플랫폼과 게임 콘텐츠 위주로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는 중이다.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한 텐센트는 다음 달 출범을 앞둔 다음카카오의 2대 주주다. 올해 초 한국 모바일 게임 최강자인 넷마블에 5억 달러를 투자하며 3대 주주가 된 이 회사가 국내 게임산업에 투자한 금액은 7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리콘밸리 등 세계 IT 거점에서 활약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자의 다수를 이루는 것이 중국계(系)다. 그만큼 중국의 IT기술력은 탄탄하다. 인터넷을 포함한 우리 IT기업들이 무섭게 뻗어가고 있는 BAT 같은 경쟁자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도록 더욱 힘을 키워야 한다. 욱일승천하는 알리바바는 한국 IT업계에 일대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