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목멱칼럼]워싱턴의 한인 풀뿌리 컨퍼런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글로벌마켓부 기자I 2014.07.30 06:04:03
[김동석 뉴욕시민참여센터(KACE) 상임이사] 우리가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우고 책으로 이해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 미국 워싱턴의 정치 현실이다. 현장 경험과 이해가 없다면 미국 정치의 전문가라 말할 수 없으며 인정받을 가능성도 낮다.

이런 점에서 워싱턴에서는 전략가가 전문가보다 위에 있다. 전문 지식과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행정부와 입법부 내 커넥션을 갖추어야 전략가 반열에 오를 수 있는데 정책을 만들어 행정부가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 모두 포함된다.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은 워싱턴의 대표적 상징이지만 실제 정치적 구심점은 씽크탱크가 집중된 듀퐁 서클과 로비 회사가 몰려있는 K스트릿이다. 점잖은 스타일의 전략가들은 듀퐁 서클의 싱크탱크를 선호하지만 돈에만 관심을 쏟는 전략가는 K스트릿의 로비펌에 몰려있다.

그런데 미 연방회의는 지난 2002년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과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 주도로 소프트머니(soft money) 금지법을 제정했다. 소프트머니는 미국에서 기업이나 단체가 지지 정당에 제공하는 후원금을 말한다. 로비스트들의 소프트머니에 정치인들이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한 초당적 입법이다. 이에 따라 십 수년 동안 정치권을 주름잡고 활보하던 로비스트들 힘이 크게 축소됐고 돈으로 커넥션을 만드는 방식이 로비스트들의 발품으로 대체됐다.

이렇게 되자 로비스트 자금(소프트머니)가 사라지고 의원들은 시민자금(하드 머니)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 200만 남짓한 미국의 한인들이 연방의회에서 힘을 쓸 수 있는 이유다.

주로 한인들이 밀집된 대도시 지역구 의원들은 한인들의 풀뿌리 정치참여 운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나 뉴욕에서만도 연방의원 40여명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선거에 참여하고 돈으로 후원하는 풀뿌리 방식이 민주당 ‘무브온’이나 공화당 ‘티파티’와 닮은꼴이다. 무브온이나 티파티의 당파적이고 정파적인 한계를 뛰어 넘은 초당적 정파 운동이다. 정치권이 권장하고 시민사회가 환영하는 시민참여 운동이다. 납세자인 동시에 유권자란 입장보다 더 막강한 힘은 없다. 다만 문제는 결집이다.

다인종 사회인 미국에서 결집 문제를 해결한 민족이 유태계다. 민족의 참혹한 역사적 배경도 그렇지만 현재 미국 힘이 아니고는 분쟁중인 모국(이스라엘)을 지킬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도 작용했다. 미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태인들이 일 년에 한 번씩 워싱턴에 모이는 결집이 어마어마한 정치적 힘을 낸다. 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1만 여명 이상의 유태계들이 함께 움직인다. 한민족의 수난사도 이와 다르지 않고 분단이란 현실이 이스라엘 형편과 유사하게 보인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에서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미국 전역의 한인 300여명 이상이 모여 첫 ‘한·미 풀뿌리 컨퍼런스(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를 갖는다. 상·하원 외교위원장이 연설자로 나서고 일년에 1만5000개 전문직 비자를 한국인들에게 허용하는 법안에 동의하도록 로비활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2007년 일본군 강제위안부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한국계 미국인들이 이번 모임을 계기로 또 한번 저력을 발휘하길 기대해본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