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세계 담뱃갑 포장을 분석한 한국건강증진재단의 ‘금연이슈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담뱃갑 포장 규제에 있어서 선진국뿐 아니라 중동국가에 비해서도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갑 경고문구나 경고그림은 흡연자의 금연 동기를 유발하고, 흡연양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중요한 금연 정책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권고 하고 있으며, 특히 경고그림이 금연 유발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 채택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WHO에 따르면 126개국 가운데 85%에 해당하는 107개국이 경고문구를 담배갑에 부착했고, 이중 53개 국가는 경고그림이나 사진을 넣었다. 특히 2010년 이후에만 총 11개 국가가 경고그림을 도입했다.
2012년 8월에는 쿠웨이트, 오만, 예멘,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이 경고그림 삽입을 요구하는 법안을 채택, 시행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경고그림의 크기를 담뱃갑 면적의 80%까지 늘렸다.
특히 호주는 담뱃갑 포장을 정부가 완전히 규제하는 플레인패키징(plain packaging)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호주의 과거흡연자 중 62%가 경고그림이 금연에 도움이 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담뱃갑 앞·뒷면 30%에 경고문구를 넣는 것을 의무화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캐나다암협회는 담뱃갑 건강경고 크기를 앞, 뒤 면적 평균으로 계산해 국가별 순위를 냈는데, 우리나라는 공동 97위를 기록했다.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넣는 등 담뱃갑을 규제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논의에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금연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쪽과 담배 판매 감소로 인한 세수 부족을 걱정하는 쪽의 이해관계의 충돌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재단 관계자는 “담뱃갑에 건강경고는 글 보다는 사진 또는 그림이 함께 있을때 보다 큰 효과가 있다”면서 “WHO는 후두암, 버거씨병 실제 흡연으로 인한 폐해를 담뱃갑에 담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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