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의 첫 종합검사 타깃에..긴장하는 KB금융

이준기 기자I 2013.01.07 07:30:00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무산 과정 순탄치 못해 '긴장'
신한금융 이후 다음 타깃은 'KB금융' 소문 나돌아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새해 벽두부터 KB금융(105560)지주에선 긴장감이 맴돈다. 금융감독원의 올해 첫 종합검사 대상에 이름을 올린 탓이다. 벌써 KB금융과 국민은행 내부에선 ‘혹시 책잡힐 일이 있는지 살펴보자’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다음 달 중순부터 KB금융과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에 대해 약 4주간의 일정으로 종합검사에 들어간다. 종합검사는 2년마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테마검사 등과 달리 긴장감이 덜하지만, 이번엔 검사 강도가 다를 것이란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권에선 지난해 불거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짬짜미 의혹을 비롯해 학력에 따른 금리 차별, 고객 계좌 무단 열람 등 금융관련 사태가 유난히 많았다. KB금융이 긴장하는 건 이런 사고들을 피해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신한금융지주(055550) 다음 KB금융을 손볼 것’이란 말들이 심심찮게 나돌았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야심 차게 밀어붙였다가 사외이사들의 벽에 부딪혀 무산된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시도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점도 부담이다. 금감원은 KB금융으로부터 지난해 12월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일어난 어 회장의 술자리 소동과 관련해 경위서 제출을 받았지만, 이번 검사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ING생명 인수를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가 철회한 부분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KB금융 경영진이 이 과정에서 선심성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부정적인 시그널을 줬음에도 KB금융이 ING생명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국민은행에 1조 원 이상의 배당을 요구한 점도 눈엣가시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지난해 검사에서 지적됐던 제반 사항들이 개선됐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1년 종합검사 결과 구속성 예금, 이른바 ‘꺾기’ 행위 등으로 국민은행에 과태료 5450만 원을 부과하고 기관 주의를 줬다. 또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만큼 은행의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금감원은 이달 중 KB금융과 국민은행으로부터 일반적인 경영상황과 건의사항 등 검사에 필요한 내용을 보고받을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KB금융에 대한 검사가 끝나면 차례대로 우리금융지주(053000)하나금융지주(086790) 등 나머지 금융지주사와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에 대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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