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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불확실성의 연속

피용익 기자I 2010.03.16 06:37:33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오늘(15일) 뉴욕 증시는 장 중 내내 약세 흐름을 보이다 장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크리스토퍼 도드 미 상원 은행위원장이 공개한 금융개혁법안으로 인해 불확실성 하나가 제거됐다는 인식이 은행주를 끌어 올렸기에 가능했다.

금융개혁법안은 최근 몇 주 동안 시장에 큰 불확실성으로 자리해 왔다.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안 마련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도드 위원장의 법안이 은행에 불리한 내용을 대거 포함할 것으로 우려했다.

아트 호건 제프리즈앤컴퍼니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금융개혁법안은 시장에서 800파운드 짜리 고릴라(무서운 존재)로 인식돼 왔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별로 무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오늘 주가 반등의 이유를 설명했다.

월터 토드 그린우드캐피털 매니저는 "금융개혁에 대한 투명성을 얻을 수 있었기에 주가가 막판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법안의 개요를 보면 안도하게 된다"고 말했다.

매튜 맥코믹 바알앤드게이너 매니저는 "새로운 금융개혁법안에는 놀랄만한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며 "금융 감독 방식이 변하더라도 그다지 성가신 요인은 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드 위원장의 금융개혁법안이 공개됐다고 해서 모든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다음주부터 이 법안에 대한 논의와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법안은 의회 표결 과정에서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고, 아예 승인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내일(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또 하나의 불확실성이다. 오늘 주가가 혼조세에 그친 데에도 FOMC를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작용했다.

최근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가 변경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이례적인 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한다`는 문구는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연준 내에서 매파와 비둘기파의 이견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앨런 게일 리지워스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내 생각에는 오늘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며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린우드캐피털의 토드는 "내일 FOMC는 S&P500 지수가 1150 선을 상향 돌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밖에도 중국의 긴축, 그리스 지원 여부 등 미국 바깥의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태다. 당분간 뚜렷한 방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다.

제이슨 쿠퍼 퍼스트소스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나는 아직도 돈을 전부 주식시장에 넣는 것에 대해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퍼시픽자산운용(핌코) 공동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 우리는 패러다임 전환의 한 중간에 있으므로 예기치 않은 일들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래가 투명해질 때까지 현금을 상당 부분 들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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