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돌부처' 오승환(24. 삼성)이 지난 1일 47세이브를 올리며 아시아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수립했다. 지난해 일본 아와세 히토키(주니치)가 세운 46세이브를 1년만에 경신한 것.
비록 2일 최종일에서 세이브를 하나 추가한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기록인 바비 티그펜의 57세이브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162경기를 치르는 미국이나 146경기를 치르는 일본에 비해 126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세운 터라 충분히 세계에 자랑할 만한 기록이다. 오승환의 기록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사에서 세계무대에 내놓을 만한 기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표 참조)
▲'한국산 거포'의 자존심 이승엽, 세계 최연소 300홈런 및 아시아 홈런 신기록
일본 열도를 호령하고 있는 '한국산 거포' 이승엽(30. 요미우리 자이언츠)은 한국 프로야구사에 유일하게 타자로서 아시아 및 세계기록을 갖고 있다. 모두 지난 2003년 쓰여졌다.
먼저 그해 6월 22일 대구 SK전에서 홈런을 뽑아내며 세계 최연소 300홈런을 달성했다. 만 26세 10개월 4일의 기록으로 종전 왕정치(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감독이 가진 27세 3개월 11일의 기록을 5개월 이상 앞당겼다.
아시아 최다홈런 신기록은 더욱 극적이었다. 지금으로부터 꼭 3년 전인 2003년 10월 2일 정규리그 최종일 대구 롯데전에서 56호포로 아시아의 최고거포로 떠올랐다. 역시 왕정치 감독과 일본 용병 터피 로즈의 55호 홈런을 경신했다. 지난 1999년 54호 홈런으로 왕정치 감독의 기록에 1개 차로 부족했던 아쉬움을 날렸다.
이승엽은 또한 올시즌 지난 8월 1일 한. 일 통산 400홈런을 기록했다. 비록 최연소는 아니지만 왕정치 감독과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에 이어 만 30세 이전에 400홈런을 기록한 세 명의 선수가 됐다.
▲'불사조' 박철순의 22연승, 단일시즌 최다연승 세계기록
한국 프로야구 원년인 지난 1982년 불멸의 대기록이 쓰여졌다. 바로 박철순(50. 전 OB)의 22연승 '신화'. 박철순의 22연승은 비록 메이저리그 칼 허벨(1936-37년)의 24연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단일 시즌으로는 최다연승 기록이다. 일본 최고기록은 지난 1957년 이나오 가즈히사가 세운 20연승.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트리플 A에서 건너온 박철순은 너클볼, 포크볼, 팜볼 등 당시 국내 무대에서는 생소한 다양한 구질로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했다. 특히 박철순의 너클볼을 '마구'(魔球)로 불리기도 했다. 박철순은 이후 22연승 포함, 24승 4패 7세이브로 팀 우승까지 일궈내며 원년 MVP에 올랐다.
이듬해 무리한 등판과 전지훈련에서 얻은 허리 디스크으로 무너졌던 박철순은 이후 고질적인 허리부상에도 만 41세까지 현역으로 뛰며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등번호 '21'이 영구결번된 박철순의 기록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다.
▲정민태, 선발 21연승 세계신기록
'마지막 20승 투수' 정민태(36. 현대)가 비록 지난 2004년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2003년에는 역사적인 대기록을 수립했다. 8월 31일 수원 두산전에서 선발 21연승의 세계기록을 수립한 것.
지난 2001년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떠나기 전 7연승을 포함해 2003년 14연승을 더한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메이저리그 로저 클레멘스가 1998년부터 99년까지 수립한 20연승. 일본 기록은 사이토 가즈미가 지난 2003년 세운 16연승이다. 박철순처럼 구원승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선발승이라 더욱 값진 기록이다.
정민태는 지난 1999년 20승(7패)을 거두며 한국 프로야구에서 마지막 20승 투수로 기록되고 있으며 일본에서 복귀한 2003년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올시즌 막판 1군에 합류하면서 재기를 꿈꾸며 다시금 '가을의 전설'에 도전하고 있다.
▲'제주사나이' 오봉옥, 신인 최다 타이기록 13연승
지난 1992년에는 '억세게 운이 좋은' 사나이가 등장했다. 바로 제주 출신 고졸 1호 선수 오봉옥(38. 한화)이 그 주인공.
당시 삼성 소속이던 오봉옥은 데뷔 이후 13번이나 연속 승리를 따냈다. 일본 호리우찌 쓰네오의 13연승과 타이기록이다. 메이저리그 기록은 버치 매처와 조지 윌츠의 12연승이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림없는 일이었지만 유독 삼성은 오봉옥이 등판하기만 하면 어김없이 이겼다. 당시 방어율은 3.55.
오봉옥은 이후 쌍방울(현 SK)-해태(현 KIA) 등을 거쳐 한화에서 선수로서 황혼기를 불태우고 있다.
▲'국보급 투수' 선동렬과 '영원한 독수리' 송진우
한국 프로야구 최고스타 선동렬 삼성 감독도 비록 세계기록은 아니지만 충분히 자랑할 만하다. 선감독은 해태 시절 통산 3회 0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지난 1986년 0.99, 87년 0.89, 93년 0.78이었다.
일본의 한국계 투수 후지모토 히데오(한국명 이팔용)가 지난 1942년 세운 0.73에 0.05차로 뒤진다. 메이저리그 기록은 지난 1880년 팀 키프가 세운 0.86이 최저기록이다.
'영원한 독수리' 송진우(42. 한화)의 역대 통산 2번째 200승-100세이브 기록도 값지다. 프로통산 18년 현역 시절 동안 지난 8월 29일 광주 KIA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00승을 돌파하며 세계 2번째로 200승-100세이브(102세이브)를 달성했다. 1번째 기록은 일본의 에나스 유타카(은퇴·206승 193세이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