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을용 패러디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인터넷에 떠도는 ‘을용타’의 한 장면으로 본지가 전설적인 액션배우 이소룡의 몸에 이을용의 얼굴을 합성한 것임. | |
토고전(戰)을 앞두고 일기 시작한 이을용 패러디의 결정판은 ‘을용타(打)’와 ‘귀순용사 이을용’. 을용타는 2003년 12월 7일 일본 사이타마 제1회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당시 이을용이 거칠게 태클을 걸어온 중국 선수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강타해 쓰러뜨린 뒤 위에서 바라보는 사진에서 비롯됐다.
팬들은 이 사진 속 이을용의 몸을 영화 용쟁호투(龍爭虎鬪)에 등장하는 쿵후 스타 이소룡(李小龍)으로 바꾸는가 하면 전기톱을 쥔 모습, 태권도복을 입은 모습, 불도저를 몰고 중국 선수를 깔아뭉개는 모습 등으로 매시간 ‘진화’시키고 있다.
귀순용사 버전은 다소 촌스러운 그의 헤어스타일에서 비롯됐다. 대표팀 훈련 장면 사진에 이을용이 ‘남조선이래 진작에 올걸 그랬어’ ‘남조선 잔디래 죽이는구만~’이라는 식의 대화를 삽입시키는가 하면, 5·31지방선거 당시 투표를 마친 이을용이 한 기자에게 뭔가를 말하는 장면 사진에는 ‘내래 힘들었지만 무조건 남조선으로 가야 한다는 일념하에…’라는 대화를 삽입해놓는 식이다.
대표팀에서 고참격인 이을용의 인기가 뒤늦게 치솟는 것은 성실한 플레이 외에도 그의 파란만장했던 과거가 새삼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을용은 한때 축구를 포기하고 나이트클럽에서 ‘조용필’이라는 명찰을 달고 일했으며 프로팀에서 외면해 실업팀 한국철도에서 월급 84만원의 일용직으로 뛰기도 했다.
특히 지난 13일 토고전에서 “내가 차겠다”는 이천수에게 프리킥을 양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에게는 ‘큰형’이라는 새 별명도 붙었다. 15일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회복훈련을 하던 도중 박지성이 옆에서 ‘바람’을 잡는 사이 안정환이 이을용의 바지를 벗기려는 코믹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