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야후,월드컵으로 다시 도약하나

공동락 기자I 2002.06.02 16:51:09
[뉴욕=edaily 공동락특파원] "꿈의 구연", "세계인의 축구 잔치"로 불리는 월드컵이 드디어 개막됐다. 아프리카의 복병 세네갈이 개막전에서 지난대회 우승팀 프랑스를 완파, "공은 둥글다"라는 명언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2002년 월드컵은 한국과 일본의 공동개최라는 점 외에도 그동안 유럽과 미주지역에 한정됐던 월드컵 무대가 아시아로 확장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렇지만 새로운 실험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우선 대회의 명칭에서부터 적지않은 갈등과 논쟁이 있었고 방송중계권과 같은 문제는 대회가 끝나봐야 적절한 가격과 규모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아직도 미궁 속을 헤매고 있다. "선례"가 없는 대회라는 사실은 단지 대회를 개최하는 측에서만 겪게되는 문제는 아니다. 월드컵을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홍보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에게 금전이 오가는 문제라는 점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쪽보다 오히려 신경이 더 갈 수도 있다. 2002년 월드컵의 시청인원은 최소 10억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업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홍보의 무대다. 그러나 홍보게시판 하나당 2000만달러에서 2800만달러의 거금이 소요된다고 한다면 문제는 전혀 달라진다. 기업들이 고민하는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거금을 들인 만큼의 홍보 효과가 발휘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아시아에서 대회가 개최된다는 사실은 구매력이 풍부한 유럽과 미주대륙의 소비자들을 겨냥한 기업들에게는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틈을 기회로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다름아닌 인터넷기업 야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야후는 이번 대회가 시차상으로 유럽과 미주대륙에 있는 축구팬들이 시청하기에는 힘들다는 점에 착안하여 시간제약이 없는 사이버 홍보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사상 처음으로 야후와 인터넷으로 경기의 하일라이트를 방영할 수 있는 방송방영권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양측의 계약 금액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지만 야후는 이번 2002년 월드컵이 시차로 인한 인터넷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심 적지 않은 홍보효과와 함께 실질적인 수입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야후는 경기 하일라이트를 시청하는 사용자들에게 1인당 19.99달러의 VIP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요금을 납부하면 월드컵 전경기(64경기)의 4분짜리 하일라이트를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시청할 수 있다. 야후는 이같은 실질적인 수입 이외에도 브랜드 이미지의 재고를 통해 회사의 실적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 수주가 훨씬 용의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번 월드컵에서 이같은 홍보전략이 적중할 경우 향후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같은 큰 스포츠 행사에서도 계속해서 인터넷 홍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FIFA-야후사이트의 책임자인 토냐 안토누치는 "이번 서비스를 활용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직장에서 경기결과를 궁금해하는 축구팬"이라며 "서비스 가입에 필요한 단계도 다른 유료 서비스보다 훨씬 단순하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야후의 월드컵 하일라이트 방송 서비스가 경기종료 직후 2~3시간 동안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제작됐다는 점은 TV와 중복되는 시청자 층을 사전제거하기 위한 효율적인 조치라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포레스트의 애널리스트 다이아나 얀센은 "인터넷을 통한 이같은 시도는 FIFA에게도 야후에게도 모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잘 편집된 하이라이트는 경기가 끝난 후에도 다시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축구 매니아들에게 큰 유혹"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