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마력·2.5톤 거구…제로백 3.9초의 폭발력 연속 코너·짐카나에서도 탄탄한 균형감 돋보여 일상 도로에선 편안하고 럭셔리한 대형 SUV로
[용인=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저렇게 커다란 차로 트랙에서 달리라고?”
폴스타 3 (사진=폴스타 코리아)
지난 11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 폴스타의 플래그십 전기 SUV ‘폴스타 3’를 마주하자마자 든 생각이다.
첫인상부터 범상치는 않았다. 차체는 커다란데도 둔중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곳곳에 곧게 뻗은 직선은 지나치게 둥글지도, 날카롭지도 않다. 육중한 덩치를 부드러운 곡선과 절제된 직선으로 다듬어낸 모습은 물 위를 가르는 백조를 연상케 했다.
용인스피드웨이 트랙 주행 중인 폴스타 3 (영상=폴스타 코리아)
하지만 아무리 잘 빠졌어도 엄연한 대형 SUV다. 전장은 4900mm, 전폭은 1970mm에 이르고 이날 탄 퍼포먼스 모델의 공차중량은 2520kg에 달한다. 일반 도로에서 안정적으로 달리는 것과 급격한 코너와 가속 구간이 뒤섞인 레이싱 트랙을 달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러나 트랙을 몇 바퀴 돌고 나자 ‘SUV는 서킷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입견은 금세 깨졌다. 직선 구간에서 엑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자 육중한 차체를 잊게 할 만큼 거침없이 속도가 붙었다. 폴스타 3 퍼포먼스는 최고출력 680마력, 최대토크 870N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9초 만에 도달한다.
폴스타 3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진가는 코너에서 나타났다.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인 뒤 스티어링휠을 꺾고 다시 가속하는 동작을 반복해도 2.5톤이 넘는 차체가 허둥대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연속 코너에서도 차체의 무게가 뒤늦게 따라오거나 바깥으로 휘청이는 느낌이 적었다. 그 덩치가 믿기지 않을 만큼 움직임은 단단했다.
이어서 현직 프로 카레이서 김학겸 선수가 운전대를 넘겨받자 기자가 미처 끌어내지 못했던 폴스타 3의 잠재력이 터져 나왔다. 김 선수가 엑셀러레이터를 깊게 밟는 순간 온몸이 시트에 파묻혔고, HUD의 숫자는 순식간에 시속 200km를 넘어섰다. 강한 제동과 급격한 코너가 연달아 들이닥치는데도 차체는 흐트러짐 없이 난코스를 매끄럽게 빠져나갔다.
폴스타 3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김 선수는 “현존하는 전기차 중에서도 폴스타 3는 밸런스가 거의 최고 수준”이라며 “SUV 중에서는 특히 뛰어나고, 서킷용이 아닌 일반 양산 전기차 가운데서도 톱 랭크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말 ‘이게 된다고?’ 싶을 정도까지 밀어붙였을 때 차량이 잘 버텨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트랙에서 내려온 뒤에는 라바콘으로 만든 S자, 슬라럼, 급회전 구간을 빠르게 주파하는 ‘짐카나’ 체험이 이어졌다. 날렵한 소형차나 레이스카의 전유물로 생각했건만 폴스타 3는 이 역시 ‘옛소리’로 만들어버렸다.
'짐카나' 체험을 진행하고 있는 폴스타 3 (영상=폴스타 코리아)
호승심에 엑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쉴 새 없이 밟고 스티어링휠도 거칠게 좌우로 돌리며 차의 한계를 떠봤다. 그런데도 폴스타 3는 좀처럼 운전자의 손을 벗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그것밖에 못하냐 인간아’라고 졸렬한 기량을 비웃는 듯했다.
물론 폴스타 3는 서킷을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레이싱카가 아니다. 일상 도로로 나오자 좀 전까지 680마력을 쏟아내며 코너를 파고들던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성격이 차분해졌다. 엑셀러레이터를 부드럽게 다루면 굳이 출력을 과시하듯 튀어나가지 않았고,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둥글게 걸러냈다. 트랙에서 느껴졌던 단단함은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도 승차감을 해칠 만큼 경직되지는 않았다.
폴스타 3 내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특히 대형 SUV 특유의 묵직한 안정감과 전기차의 정숙성이 잘 어우러졌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에는 이중 접합 차음유리가 적용됐고, 듀얼모터와 퍼포먼스 모델에 기본 탑재되는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은 주행 상황에 따라 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
실내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세련미를 갖췄다. 센터에는 크고 아름다운 14.5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자리해 각종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폴스타 3 (사진=폴스타 코리아)
폴스타가 대형 SUV를 굳이 트랙까지 끌고 온 자신감은 근거 없는 것이 아니었다. 폴스타 3의 진가는 단순 680마력이라는 숫자에 있지 않았다. 트랙에서는 몸집을 잊게 할 만큼 날렵하게 움직이면서도, 일상 도로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편안한 대형 SUV의 본분을 다한다는 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