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백운산의 매화…윤동주 유고 지켜낸 절개와 지조[전통주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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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I 2025.08.03 09:04:01

백운주가, 전남 광양 호남정맥의 마지막인 백운산 자락에 위치
전국의 매실 최대 생산지…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매화 최대군락지
윤동주 시인의 유고를 받은 정병욱 박사 모친 이야기로 브랜딩

짐작은 ‘헤아림’을 의미하는 단어로 술과 관련이 있습니다. 헤아릴 짐(斟), 따를 작(酌). 술병 속에 술이 얼마나 있는지 헤아린다는 뜻으로 ‘술을 남에게 잘 따라주는 일’에서 ‘상대를 고려하는 행위, 사안의 경중을 헤아리는 작업’까지 의미가 확장됐습니다. 우리 전통주, 잘 헤아려보겠습니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전남 광양의 백운산 기슭, 맑은 물이 흐르는 자리에서 술 빚는 일은 백운주가에겐 곧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다. 백운주가는 “백운산의 물로 빚은 술이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믿음으로 막걸리부터 약주·증류주까지 14여종의 전통주를 선보이는 양조장이다.

(사진=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
양조장의 역사는 가업의 연속에서 시작됐다. 2013년 장인에게서 자연스레 물려받은 양조장을 이어받으며 ‘가업’이 ‘사명’으로 변했다. 술을 빚는 과정마다 담긴 손맛과 철학에 매료된 이후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의 감각에 맞춘 술을 만들고자 했다. 광양의 농산물과 백운산의 물은 그 기반이었다.

광양 호남정맥의 마지막인 백운산 자락에 있는 백운주가는 전국 최대 매실 생산지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선비의 지조와 정신을 상징하는 매화는 곧 백운주가가 만들려했던 ‘이야기’가 충분했다.

광양 섬진강변의 작은 마을 망덕리. 망덕포구 앞에 1925년 지어져 그 세월의 모습을 간직한 집 한 채가 있다. 이 집엔 희미하게나마 ‘양조장’을 운영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집은 윤동주 시인의 유고를 받은 정병욱 박사의 집이다. 그의 모친 박아지 여사가 마루를 뜯어 항아리 속에 그 유고를 지켜냈다. 이렇게 보존된 윤동주 시인의 유고는 광복 이후인 1948년 간행돼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

절개와 지조를 의미하는 매화의 최대군락지 광양에, 절개와 지조를 상징어로 자주 활용한 윤동주 시인의 유고가 전달된 건 역시 하나의 이야기였다. 백운주가가 ‘별헤주1941’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전통술을 브랜딩한 건 이와 같은 사연이 숨겨 있다. 매실 증류주인 ‘별헤주1941’은 백운주가의 대표 제품이다.

또 다른 대표 주력 상품 중 하나인 매실막걸리는 전국 최대 매실 산지인 광양 농가에서 수확한 청매·황매를 전통 방식으로 발효·숙성해 만든다. 저온 숙성과 2차 발효를 거쳐 매실 향이 살아 있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 살균 막걸리로 유통기한이 길어 선물이나 장기 보관에도 적합하다.

백운주가는 이외에도 복분자, 뽕주, 상황버섯주, 송이주 등 기능성과 스토리를 겸비한 술로 국내외 입지를 넓히고 있다. 특히 백운산 토종복분자는 국립산림과학원이 육종한 품종으로 항산화·항피로 성분이 외래종보다 뛰어나다.
(사진=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
다음 행보도 준비 중이다. 설탕을 넣지 않은 ‘무가당 와인’을 통해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건강한 전통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발효의 전통과 현대 소비자의 취향을 잇는 시도다.

광양의 계절과 풍경,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술병 속에서 숙성된다. 백운주가의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한 모금마다 전해지는 백운산의 시간과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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